'대구 프리미엄 막걸리 1호' 유가찹쌀 사용해 원액 그대로
막걸리 특징인 탁한 형상 '안개'로 감각적 브랜딩
석창호 대표 "참외 등 한국 풍미 담긴 혼성주도 구상"
자사 상품 '포그막'을 들고 있는 석창호(위쪽) 달성주조 대표와 대구 지역 전통주 중 최초의 프리미엄 막걸리인 달성주조의 '포그막' 막걸리. 달성주조 제공 |
◆청년이 만드는 젊은 막걸리 '포그막'
대구 달성군 논공읍엔 젊은 청년이 '젊은 감성'을 살려 운영 중인 양조장이 있다. 석창호 달성주조 대표는 식품 유통업을 하다 애주가의 기질을 살려 5년 전부터 막걸리 공부를 시작했다. 관련 교육도 이수하고 막걸리 업체에서도 일을 하며 경험을 쌓았다. 탁주, 혼성주(리큐르), 기타 주류 면허를 땄다. 2022년 7월 대구에 다시 내려와 설립한 양조장이 '달성주조'다. 석 대표는 처음부터 지역의 특색이 담긴 양조장을 생각하고 문을 열었다고 한다. "저는 지역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름도 '달성주조'로 지었어요. 술도 지역성이 담긴 제품을 만들고자 했죠."
상품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같은 해 9월. 농업인의 자격을 가진 자가 인근 지역의 농산물을 이용해 주류를 제조하면 세제 혜택과 함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석 대표도 달성군 유가읍에서 나는 '유가 찹쌀'을 이용해 만들기로 했다. "찹쌀이 술 만들기 되게 힘들거든요. 끈적끈적하죠. 그런데도 이걸 쓴 이유도 다 지역성 때문인 거예요." 그렇게 출시한 상품은 '포그막(fogmag)'이라는 막걸리. 네이버 스토어 등에서 판매된다. 한 병에 2만원 가까이 하는 '프리미엄' 막걸리로 대구의 지역 특산주 중에선 최초다. "원래 대구엔 프리미엄 막걸리 라인이 없었어요. 지역 특산주 중에선 제가 1호예요."
포그막이 프리미엄 막걸리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술이 발효되기 위해선 당이 필요하다. 시중에 있는 저렴한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 18% 정도로 생산한 재료에 물을 타 6% 정도로 만든다. 이렇게 하면 맛이 밍밍해져 여기에 감미료를 첨가해 단맛을 낸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이유다. 이와 달리 포그막은 물을 타지 않고 알코올 도수를 10%까지 낮춰 원주를 만든다. 60%가 쌀일 정도로 높은 쌀 함량도 자랑한다. 생산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 술은 엄청 깊은 맛이 나요. 처음부터 진하게 만들어 단맛을 남긴 거죠. 스위트 와인처럼."
브랜딩에도 신경을 썼다. 석 대표는 막걸리의 특징인 탁한 형상이 안개랑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어떤 실체를 가리고 있는 장막과도 비슷하다고 느껴 '안개'를 주제로 포그막을 브랜딩했다. 안개의 '포그(fog)', 장막과 막걸리의 '막(mag)'이라는 단어를 따 포그막이라 명명했다. 상품 외관에도 무용수가 춤을 추는 탁한 색감의 라벨지가 붙어있는데, 디자인도 '요즘 술'답게 상당히 감각적이다.
새 상품 출시 계획도 있다. 현재 알코올 도수 25%의 탁주를 구상하고 있다. 혼성주에 대한 관심도 내비쳤다. 혼성주는 서로 다른 종류의 술을 섞어 만든 술로 양조주나 증류주에 식물의 꽃, 잎, 과일 등 여러 성분을 첨가한 주류다. 그는 "탁주를 만들고 있지만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혼성주예요. 우리나라 문화가 널리 퍼진 만큼 한식 시장도 커졌잖아요. 여기에 발맞춰 참외, 배 등 우리나라 특유의 풍미가 담긴 술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