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선원 A씨 "그물 무게 이기지 못해 뒤집혀"
8일 오전 4시 33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 선적 선망 어선 금성호(129t)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승선원 중 인근 선박에 의해 구조된 이들이 한림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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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주 비양도 북서쪽 해상에서 침몰한 금성호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선원들이 한마음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제주 해상에서 27명이 탑승한 어선이 침몰해 12명이 실종됐다. 해양경찰청은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오전 4시 34분쯤 제주도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 선적 135금성호(129t)이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사고가 난 135금성호는 대형선망어업을 하는 선박이다. 대형선망어업은 긴 사각형의 그물로 어군을 둘러쳐 포위한 후 그 범위를 점차 좁히는 방식으로 주로 고등어 등을 잡는다.
해경에 따르면 금성호 승선원은 출입항관리시스템상 27명(한국인 16명·인도네시아인 11명)이다. 현재 해경은 15명을 구조해 한림항으로 이송했다. 구조된 인원의 6명은 한국인, 9명은 인도네시아인으로 이 중 한국인 선원 2명은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다른 13명은 의식이 있는 상태이며 전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해경은 나머지 실종자 12명을 찾기 위해 현쟁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실종자 중 10명은 한국인이고 2명은 인도네시아인으로 파악됐다.
가까스로 생존한 선원 A(63)씨는 "새벽에 그리 심하지는 않았는데 바다가 꼴랑꼴랑했다"고 사고 순간을 전했다. 이어 "운반선(117금성호)에 어획물 1차 하역을 끝내고 다른 운반선이 들어오기 전에 그물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배가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물을 들어 올리는데 그물에 남아 있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며 "처음엔 서서히 기울어지더니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순식간에 넘어갔다. 복원력을 완전히 읽어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성호는 그물이 있던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뒤집혔다.
A씨는 "외국 선원 2명이 뒤집힌 배 위로 올라가 한명씩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10여명이 구조됐는데 2명은 물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얼마 안 됐는데 심정지가 왔다"며 "물을 너무 많이 먹었다. 정말 몇 초 사이에,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해경에 따르면 금성호 선체는 완전히 침몰했다.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장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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