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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블랙리스트' 만든 사직 전공의 "사실은 인정 하나 혐의는 부인"

2024-11-22 14:07

집단 행동 참여 않은 의사·의대생 명단 '감사한 의사' 제작·배포
"불구속 재판 필요" 보석 청구…검찰은 반박

의료계 블랙리스트 만든 사직 전공의 사실은 인정 하나 혐의는 부인
의료계 집단행동 불참 의사와 의대생 명단을 SNS 등에 게시한 사직 전공의가 20일 영장실질심사 후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의대생 명단을 담은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제작·유포한 혐의로재판에 넘겨진 사직 전공의 정모씨가 첫 공판에서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기소된 혐의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 심리로 열린 정씨의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정씨 측 변호인은 "객관적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그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면서도 "그러나 법률적 평가는 스토킹 범죄로 처벌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토킹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고, 특정인을 통해 상대방에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해야 하며 지속성과 반복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 요건을 충족하는지 의문"이라면서 "범죄 일람표에 기재된 피해자가 1천100명인데, 그중 485명의 경우 개인정보 게시가 1~2회에 그치고, 44명의 경우 3회에 불과하다"며 "개인정보 공개 행위가 지속적·반복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중 일부만이 피고인의 행위로 불안감과 공포심,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다고 진술할 뿐 나머지는 단순한 불쾌감을 이야기했다"며 "피해자 중 13명 정도는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1차 공판 후에는 정씨가 청구한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심문이 진행됐다.

정씨 측은 "피해자 명단 게시 행위 외엔 피해자들에게 해를 가하는 행위를 한 바 없고, 동료인 의사들에게도 해를 가할 의사가 없었다"고 호소했다.

반면 검찰은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를 넘어서 왜곡된 인식으로 동료 의사들을 비난받게 했다"며 "2차 가해와 또 다른 낙인찍기도 우려해야 한다"며 보석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재판장은 보석에 관한 결정을 하기 전에 검사의 의견을 묻게 돼 있다.

재판부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정씨는 "증거기록이 7천 장에 달한다는데 현실적으로 구치소 반입이 불가하다"며 "상식적으로 300명 이름을 다 기억 못 한다. 방어에 많은 제한이 있어 허가해 준다면 성실히 재판에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씨는 지난 6∼9월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의대생의 신상정보를 담은 명단을 만든 뒤 텔레그램과 의사·의대생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게시한 혐의로 지난달 15일 구속기소 됐다.

정씨는 의료현장을 지키는 전공의·전임의·의대생 등 1천100여명을 '감사한 의사'라고 비꼬며 이들의 소속 병원과 진료과목, 대학, 성명 등을 온라인에 총 26회에 걸쳐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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