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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상] 2024년 기후 악당 1위국 대한민국

2024-11-28

COP 29, 논의 연장 폐막
기후 부담금 갈등 심화
한국, 화석상 1위 기록
화석연료 투자 국제 논란
한국의 기후책임 재조명

[더 나은 세상] 2024년 기후 악당 1위국 대한민국
정재학 영남대 교수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린 2024년 유엔 기후 변화 당사국 회의(COP 29 : Conference of Parties 29)가 지난 11월24일 폐막하였다. 올해까지 세계의 198개국이 가입했으며,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각가지 대책과 실천 항목을 논의한 것이 올해로 29회째를 맞이했다. 1995년 베를린에서 제1회 대회가 열려 세계 각국이 모여 지구온난화를 규정하고 그 이유가 화석연료의 사용, 특히 석탄과 석유의 활용에 있음을 인지한 후 어떻게 하면 인류의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해 석탄, 석유를 줄일 수 있을 것인가를 꾸준히 논의해 왔다. 그 결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나뉘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할당해 왔고 선진국은 기후 변화를 막는 재원을 강제 의무 부과하도록 합의하였고 선진국이 아닌 국가들은 자발적으로 돈을 보탤 수 있도록 하였다. 한국은 다행히도 UNFCCC(유엔 기후 변화 협약) 결성 당시부터 선진국에 포함되지 않아 기후 변화를 막는 재원의 공여 의무가 없으며,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도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당사국 회의에서 원래 폐막일이 11월22일이었으나 논의가 2일간 길어져 11월24일 폐막하게 되었다. 원칙적으로 지구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주범인 이산화탄소는 선진국이 많이 배출해 왔고, 그래서 피해 보전과 친환경 촉진 등을 위한 재원을 선진국이 더 많이 부담하기로 하였다. 총 연간 1조 3천억달러에 달하는 재원의 조달 중 미국, 캐나다 등 약 20개국으로 구성된 선진국(부속서Ⅱ국가)이 부담해야만 하는 금액이 5천억달러에 육박하였으나 이들 선진국의 완강한 반대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 참석한 134개 개발도상국은 선진국 부담금이 최소 5천억달러는 되어야 한다고 반발했으나 최종적으로 3천억달러로 합의를 보고 회의를 종료할 수 있었다. 기후 변화 위협에 직접 노출된 소규모 도서국 및 최빈국들은 선진국이 반발할 때 집단으로 회의장을 박차고 일어나 떠나가기도 했다.

이 결정이 COP 29 회의의 모든 합의점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선진국 20개국에 들어가 있는 G20 국가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 당사국 회의에 가입할 당시에는 개발도상국이었으므로 이번 결정에서 약 20개 선진국에서는 빠져있다. 한국이 선진국의 지위에서 해야 할 몫을 다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금씩 들리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게 되었고, 불행히도 지난 트럼프 정부 때 유엔 기후 변화 당사국에서 탈퇴한 전력이 있다. 매년 COP 회의 중 글로벌 기후환경단체가 수여하는 '오늘의 화석상'이 있다. 기후행동네트워크는 매년 COP 총회가 열리는 자리에서 가장 화석연료(석탄, 석유)를 많이 쓰고 기후 변화 억제 노력을 소홀히 한 3개의 나라를 기후 악당이라고 분류하고 이 상을 수여한다. 작년 UAE 두바이에서 열린 COP 28에서는 우리나라가 오늘의 화석상 3위에 올랐으나, 올해 COP 29에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한국이 이 상을 받았다는 의미는 한국이 기후 변화 대응에 소극적이거나 방해가 되는 국가라는 의미이다. 실제로 한국은 해외에서 화석연료에 대해 지원하는 금융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세계 2위 수준이다. 또한, 공적 금융의 화석연료 투자를 제한하기 위한 OECD 수출 신용협약 개정 작업을 반대하고 있다. 이는 석탄이 많이 필요한 국내 전력 생산 방식 때문이다.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이러한 사실은 우려를 자아내지 않을 수 없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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