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방문객 수는 매년 충족하지만, '호텔' 없어 불가능
달서구, 이월드 각자 방식으로 호텔 유치 시도해도 역부족
"공원 외부에 호텔 유치, 신청사 진행되면 상황 바뀔 것"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전경. 영남일보DB |
27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관광지식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9월 두류공원에 있는 테마파크 이월드의 외국인 방문객 수는 10만 2천 907명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문객 10만 명이 넘으면서 관광특구 지정 기준인 외국인 방문객 수를 충족했다.
관광특구의 지정 요건은 △연간 외국인 관광객 수 10만 명 이상 △관광 안내시설, 공공편익시설, 숙박시설 존재 △관광 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토지 비율이 10% 미만 등이다.
관광특구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장·군수·구청장이 신청하면, 시·도지사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거쳐 선정한다.
특구로 지정되면 매년 최대 30억 원의 국비 예산을 공모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옥외 조리 제한, 옥외광고 제한, 건축 규제 등 각종 규제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이월드를 비롯한 지역 소상공인들이 지정을 원하고 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과 권영진 국회의원도 선거 당시 공약으로 두류공원 관광특구 지정을 내세웠다. 특히, 2030년 옛 두류정수장 부지에 대구시 신청사가 들어서면 이월드, 코오롱 야외음악당 등 두류공원의 각종 볼거리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관광특구 지정이 진척 없이 안갯속에 빠진 모습이다.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한 관광 숙박시설에 부합하는 호텔이 두류공원 인근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두류공원 인근에 있는 숙박시설은 모텔 수준의 소규모 시설뿐이다.
앞서 지난해 달서구는 '두류공원 관광특구 지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용역 결과, 두류공원에는 공공편익시설과 숙박 시설이 부족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후 달서구는 인근 숙박시설을 관광호텔로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진행이 쉽지 않았다.
관광특구 지정을 환영하는 이월드 측도 호텔 건립을 추진했다. 이월드는 두류공원 내 소유지에 계열사 호텔인 '켄싱턴호텔'을 짓는 방안을 대구상공회의소를 통해 건의했지만, 대구시로부터 '공원 내부에 호텔 건축은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달서구도 두류공원 안에 이월드 계열사 호텔이 들어서게 되면 자연 훼손은 물론,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며 대구시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달서구 관계자는 "현재 기준에 맞는 호텔이 없어 관광특구 지정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두류공원에는 대구시 신청사가 하나의 관광 인프라로 들어설 예정인 만큼, 신청사 계획이 진행될수록 두류공원 외부에 호텔 건립 등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투자가 활성화되면 이후 관광특구 지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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