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주차 등 불법주차 버스정류장까지 점령
시민·버스 운전자 등 "안전 위협" 토로
달서구, 상인들 반발 우려에 방안 못 찾아
10일 오전 11시쯤 대구 달서구 서남시장 앞 도로변에 불법 주차 차량들이 줄지어 있다. 구경모 수습기자 kk0906@yeongnam.com |
지난 10일 오전 11시쯤 대구 달서구 서남시장 앞 버스정류장. 버스정류장 바로 앞까지 점령한 불법 주차 차량들 탓에 승객들이 차도에서 버스에 승차하고 있다. 구경모 수습기자 kk0906@yeongnam.com |
지난 10일 오전 11시쯤 대구 달서구 서남시장 앞 도로변에 불법 주차 차량들이 줄지어 있다. 구경모 수습기자 kk0906@yeongnam.com |
대구 달서구 서남시장 일대가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차량 수십 대가 도로를 점령하면서 보행자들이 위협받고 있고, 통행 지체로 교통 불편도 가중되는 양상이다. 달서구청은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11시쯤 서남시장 앞 편도 5차선인 달구벌대로 도로변. 차량들이 1~2차선을 차지한 채 우후죽순 늘어서 있었다. 모두 불법 주차된 차량이다. 시민들은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을 타기 위해 차도를 넘나들었다. 차량들은 보행자를 피해기 위한 곡예운전을 했다.
서남시장에서 장을 보고 돌아가던 류혜정(여·57·달서구)씨는 "여긴 항상 도로변에 차들이 많다"며 "한번은 길을 건너려는데 차 한 대가 시장 방향으로 급하게 들어와 사고 날 뻔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인근 버스정류장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정류장 앞에는 이중 주차된 차들로 가득 찼다. 버스가 통행하거나 정차할 수 없는 상태였다. 파란색 점선으로 표시된 버스 전용차선은 무용지물이었다.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 버스들은 탑승객·주차 차량 등과 뒤엉켜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거나, 승객을 태운 채 급정거하기 일쑤였다.
버스 기사 A씨는 "서남시장 쪽 정류장 바로 앞까지 차들이 주차된 탓에 도로 한복판인 차선에서 정차한 적도 많다"며 "바로 옆에 버스가 지나는데도 불법 주차 차량 사이로 사람들이 갑자기 튀어나와 큰 사고가 날 뻔한 적도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일각에선 달서구청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남시장 일대 불법 주·정차 적발 건수가 매년 수백 건에 이르지만, 적극적인 단속 활동은 하지 않아서다. 시장 상인 반발을 우려한 달서구청이 불법 주·정차 단속에 소극적이라는 말들도 적잖다.
최근엔 전통시장 활성화를 이유로 불법 주·정차가 횡행하는 도로 구간에 2시간 무상 주차를 시행했다가 철회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당시 경찰은 '무상 주차 허용으로 인해 감삼역~죽전역 구간 상습정체가 가중된다'는 공문을 달서구청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김모(35)씨는 "이 곳은 불법 주·정차된 차량으로 사고가 빈번하고, 운전자끼리 시비도 많다"며 "행정기관이 강력한 단속을 해야 한다. 나 조차도 몇 번이나 민원을 넣었는데, 수 년째 제자리걸음"이라고 지적했다.
달서구청 측은 "서남시장은 유독 주차 문제가 극심한 편이라 여러 대책을 강구 중이지만 해결은 쉽지 않다. 민원인이 소송을 거는 경우도 많아 차량 견인 등 강경책을 시행하지 않은 지 10년이 지났다"며 "민원이 쏟아지는 데, 반대로 상인들 반발 또한 심해 우리도 답답하다. 근본적인 대책은 공용주차장을 증설하거나 새로 마련하는 건데, 마땅한 부지가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구경모 수습기자
박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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