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늘솔길어린이집서 여덟가정
함께 만들고 먹으며 추억 쌓아
지난 6일 대구 북구 늘솔어린이집에서 다문화가정 원생들이 엄마와 함께 김장하기 체험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
"조물조물 내 손으로 김치 담갔어요."
지난 6일 오후 3시 대구 북구 대현동 늘솔길어린이집에선 다문화가정 원생과 엄마와 함께 김장하기 체험행사가 있었다. 이날 체험행사에는 인도,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캐나다 등 다양한 국적의 결혼이주여성 등 여덟 가정이 참여했다.
본격적인 김장 체험에 참여하기 전 최경희 늘솔길어린이집 원장은 우리 전통의 겨울 준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 김치에 대한 설명과 김치를 만드는 순서를 설명했다. 특히 김치 성분 중에는 비타민과 유산균이 있어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말에 참가자들의 눈이 반짝인다.
엄마와 함께 고사리손으로 준비된 절임 배추에 양념을 채워 넣으며 서로의 김치를 살피는 아이들의 눈빛은 마냥 신기하다. 절임 배추 잎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꼼꼼하게 양념을 바른다. 마치 빨간 물감 놀이를 하듯 즐거운 표정이다.
참가자들은 처음으로 하는 김장이 낯설고 서툴렀지만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으로 정성스럽게 김치를 담갔다.
베트남 출신 이하연(30)씨는 "한국 생활 8년이 되었지만 김장하는 법은 물론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이번 체험으로 그 어려움이 많이 해소됐다"며 웃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닐루(42)씨는 "가끔 시장에서 사 먹던 김치를 이렇게 직접 만들어서 먹으니 사 먹던 김치의 맛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김장하는 날 빼놓을 수 없는 음식 중 하나는 수육이다. 이들은 손으로 찢은 김치 위에 수육이나 두부를 얹어 쌈으로 먹으며 "연신 최고"라고 한다. 아직 김치가 매운 원아들은 양념하지 않은 절임 배추를 쌈으로 두부를 먹었다.
체험에 참여한 원아들과 엄마들은 준비한 통에 직접 만든 김치를 담았다. 김치는 든든한 반찬으로 밥상에 오를 때마다 김장하는 날의 이야기로 화기애애한 식사 시간이 될 것이다.
최 원장은 "다문화 아이들이 많아져 한국 생활의 적응을 돕기 위한 징검다리로 시작하게 됐다. 처음 시작은 백김치 담그기였으나 김장김치의 호응도가 높아져 변경했다. 재미있게 즐기는 모습을 보고 7년째 김장 체험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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