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달라진 교통환경 실감
KTX역과 연계성도 큰 호평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하양 연장선이 개통된 지난 21일 오전 경북 경산시 하양역에서 시민들이 설화명곡행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1호선 안심~하양 연장사업에는 3천728억원이 투입됐으며, 대구한의대병원역·부호역·하양역 등 정거장 3개소가 신설됐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지금 하양, 하양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22일 오전 10시30분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역. 주말 오전 시간대임에도 역사 안은 이용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날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역~대구한의대병원역~부호역~하양역 연장선(총연장 8.89㎞)이 개통되면서 보게 된 풍경이다. 안심역에서 하양역까지 걸린 시간은 약 12분. 도시철도 이용객은 달라진 교통환경을 크게 반겼다.
승객들은 하양행 철도가 지하철에서 지상철로 전환되자 일제히 창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금호강과 논밭이 펼쳐진 풍경에 터져나오는 감탄사를 막을 수 없었다. 승객 김종오(78·동구)씨는 "주말 약속이 있어 도시철도를 탔다. 안심역을 지나 하양까지 풍경이 너무 좋다. 착공 5년여 만에 완공된 시설도 잘 지어진 것 같다"고 했다.
철도 이용객은 그동안 버스 등을 이용해 30분 가까이 소요되던 안심~하양 구간의 교통환경이 많이 개선됐다며 흡족해 했다. 평소 대구한의대병원역 인근에서 하양으로 출퇴근한다는 윤지현(38)씨는 "원래 하양으로 가는 길이 엄청 막힌다. 이젠 교통량이 분산돼 출퇴근 시간이 단축될 것 같다"며 "오늘도 철도를 이용해 잠깐 회사 일을 보러 나왔다"고 했다.
부호역 인근에 위치한 경일대·호산대 등의 학생들은 생활 반경이 넓어져 학습여건이 향상됐다며 반색했다. 대학생 김채빈(여·21)씨는 "다니는 어학원이 대구 동성로에 있는데 지난주와 비교해 보면 이동 시간이 확 줄었다"며 "연장선 개통으로 한 번에 대구 시내로 갈 수 있게 되니 경산이 아니라 대구에 사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김주은(여·22)씨도 "대구에 살지만 경산에 있는 학교와 교회를 다녀서 매번 도시철도와 버스를 갈아타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오늘 철도를 타고 한 번에 오니 시간도 단축돼 너무 좋다"고 했다.
도시철도역과 KTX역 간 연계성 개선도 승객들 사이에서 화제였다. 안심역 부근 거주자들은 KTX를 타기 위해 서대구역과 동대구역을 가야 했다. 하지만 KTX 하양역에 도시철도역이 생기면서 불편이 사라졌다.
안심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채모(여·72)씨는 "집이 근처다. 울산에 가는 길인데, 연장선 개통으로 교통편이 너무 편해졌다"며 "원래 동대구역까지 갔다가 울산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이제는 하양역으로 바로 가서 기차를 타면 된다.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를 일도 없다"고 했다.
도시철도를 처음 접한 이들은 열차 이용 방법을 몰라 헤매는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부호역을 찾은 박기창(69·경산)씨는 "생각보다 발권이 어려워 대구에 사는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겨우 표를 끊었다"고 멋쩍어했다.
정거장 인근 상인들 반응도 대체적으로 호의적이었다. 역세권이 형성돼 시민과 대학생의 유입이 잦을 것으로 본 것. 대구한의대병원역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이성한(60)씨는 "연장선 개통 후 하루만에 유동 인구가 배로 많아진 것 같다. 사람이 자주 다니면 상권도 활성화할 것 같다"고 했다.
대구교통공사는 연장선 개통 후 생각보다 많은 승객에 적잖이 놀라는 눈치다. 공사측은 "겨울방학 중이라 승객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승객이 많아 놀랐다"며 "연장선 개통에 따라 예상한 유동인구보다 20% 이상 많은 인원이 이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박영민기자·구경모·장태훈·조윤화 수습기자
박영민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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