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어나가는 K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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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경북도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샤인머스캣 홍보 판촉전을 열고 경북 포도의 우수성을 현지에 알렸다. 〈경북도 제공〉 |
'2030년 K(경북)-푸드 수출 2조원 시대 개막'. 지난 8일 경북도가 발표한 '2030 농업대전환 7대 핵심 전략' 중 하나다. 경북도는 2030년까지 1조1천억원 이상을 투입해 '농업대전환' 사업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농촌 인구의 고령화, 인력 부족, 이상 기후 등 대내외 여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경북 식품 수출은 최근 11년간 3.4배나 성장했다. K팝, K드라마, K영화 등 한류의 영향으로 수출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2023년 말 기준 경북 식품 수출 총액은 9억3천만달러 수준이다. 이 가운데 농산물 비중이 전체의 90%에 육박한다. 수출 2조원 시대를 열기 위해선 농산물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셈이다. 경북도는 현지인 입맛에 맞는 가공식품을 꾸준히 발굴하고 포도, 딸기 등 스타 품목 육성을 통해 K푸드 글로벌화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다.
드라마·영화 등 K열풍 타고
경북 신선 농산물 인기몰이
대만·베트남 등서 포도 히트
작년 수출액 25%·물량 40%↑
7년간 꾸준히 상승곡선 그려
딸기 수출시장 성장가능성 커
베리굿 프로젝트로 상품성 '업'
현지인 입맛 맞춤 가공식품 등
수출품목 다변화 경쟁력 강화
◆경북 포도, 대만·홍콩·베트남서 인기
해외에서 경북 포도의 인기가 심상찮다. 지난해 단일 품목 수출액이 4천427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3천540만달러)에 비해 25%나 성장했다. 수출 물량(372만7천599㎏)도 같은 기간 40.9%(108만2천806㎏)나 급증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포도 전체 수출에서 경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78.7%에 달한다. 충북도(10.8%·2위), 충남도(4.1%· 3위)를 멀찌감치 제치고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역별 수출액은 상주가 2천97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김천(1천701만달러), 영천(288만달러) 영주(139만달러), 경산(73만달러) 등이 뒤따랐다. 지역별 수출 물량도 상주(135만2천132㎏), 김천(132만2천559㎏), 영천(23만7천647㎏), 영주(12만7천142㎏), 경산(6만3천720㎏) 순이었다. 경북 포도 수출액은 최근 7년새 계속 증가세다. 2017년 635만달러, 2019년 1천796만달러, 2021년 3천267만달러, 2023년 3천540만달러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북 포도의 주요 수출국가는 대만, 홍콩, 베트남, 미국, 캐나다 등지다.
특히 대만에서 인기가 유독 많다. 지난해 1천465만달러어치가 대만으로 수출됐다. 경북 포도 전체 수출액의 33%에 달하는 규모다. 홍콩, 베트남, 미국 수출액도 나란히 500만달러를 웃돌았다. 수출 규모 확대와 함께 시장도 다변화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2022년 20개국이던 수출국 수가 지난해에는 25개국으로 늘어났다. 경북도는 샤인머스캣 품종 후속으로 글로리스타, 골드스위트 등 고당도이면서 알이 굵은 품종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정진희 경북도 농식품유통과 주무관은 "포도의 경우 과잉 생산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는데 오히려 생산 가격이 낮아지면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 경우"라며 "앞으로 포도와 딸기는 경북의 스타 품목으로 육성해 K푸드 수출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딸기를 새로운 스타 품목으로
경북도가 포도와 함께 딸기를 스타품목으로 선정한 가장 큰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다. 한국산 딸기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면 경북 딸기 수출 규모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경북 딸기의 수출 규모는 778만달러 수준이다. 경북 신선 농산물 중 포도와 버섯은 물론 배, 참외, 복숭아보다도 수출 규모가 적다. 국내 전체 딸기 수출 규모로 확장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전국 딸기 수출은 4천558t·7천755만달러 규모로, 경북 딸기의 비중은 각각 0.9%(물량), 1.2%(수출액)에 불과하다. 전국 전체 생산량(15만9천475t) 가운데 경북 비중이 9.1%(1만4천579t)인 것을 감안하면 수출 물량을 키울 여지는 충분한 셈이다.
이에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베리굿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재배 시설의 현대화는 물론 우량 묘 생산과 보급체계 구축, 첨단 농업 적용 등을 통해 딸기의 상품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수출 주력 품종인 알타킹(2017년)과 비타킹(2022년)을 직접 개발해 내수·수출시장 확대에 힘쓰는 중이다. 딸기는 10여 년 전만 해도 장희·육보 등 일본 품종이 주류였지만, 지금은 설향·금실 등 96% 이상 국내 품종으로 대체됐다. 경북도가 수출용 포장재를 개선하고 과실브랜드 '데일리 딸기'를 도입한 것도 베리굿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기존 수출국가인 중국, 미국, 일본, 베트남, 홍콩에 이어 두바이, 인도네시아 등 중동과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 경북도는 캐나다, 베트남, 호주, 두바이 등 7개국 13개소에 해외상설 판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가공식품 등 수출 효자품목 다변화
딸기 외에도 포항초와 부추도 효자 품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포항초는 동해면을 비롯한 청림, 연일, 곡강, 기계 등 포항에서 나는 시금치다. 겨울철에도 기온이 온난한 해양성 기후와 연중 불어오는 해풍의 영향으로 비타민C, 수분, 식이섬유 함량이 높고 특유의 향과 식감이 뛰어나 해외에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반 시금치와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지난해에만 7t가량 수출계약을 성공시켰다. 부추는 쉽게 무르는 성질을 지닌 탓에 수출이 어려웠으나 식감과 함께 저장성을 향상시키면서 홍콩과 캐나다 등지로 수출길을 열었다. 포항 기계에 위치한 '포항초부추방풍수출단지'는 경북도 예비수출단지로 지정돼 2024~2026년 생산환경 현대화 및 고품질 생산기자재 등을 지원받는다.
가공 농산물로 눈을 돌리면 연초류가 최고 효자 품목이다. 지난해 수출액이 3억3천835만달러로 경북 농산물 전체 수출액의 47.47%를 차지할 정도다. 연초류는 주로 UAE(1억3천694만달러), 홍콩(4천291만달러), 나이지리아(2천5만달러)와 교역하고 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영향으로 최근 얇은 연초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료류(1억682만달러)와 라면(5천199만달러)도 경북의 주요 수출 품목이다. 음료류는 미국(2천266만달러)·중국(1천185만달러)·네덜란드(544만달러), 라면은 일본(2천215만달러)·중국(1천133만달러)·호주(796만달러)에서 많이 찾는다.
경북도는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가공식품을 꾸준히 개발해 수출 규모를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K팝에 이어 드라마·예능 등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모으고 웰니스 트렌드로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경북 농식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을 다변화해서 2030년까지 수출 2조원 시대를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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