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0223010002847

영남일보TV

[대구 마라톤 스케치] 영하 날씨에도 대구 도심은 '축제 용광로'

2025-02-23

23일 대구 도심 관통 '대구마라톤' 열려

4만 건각 대구 도심 한복판 달려

연예인, 이색 코스프레 등도 눈길

범어네거리 등 곳곳 길거리 응원전

가상공간 보며 달리는 '이색마라톤'도

23일 오전 8시쯤 '2025 대구 마라톤'의 출발점인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영하권의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마라토너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두터운 외투을 입은 참가자들은 막판 컨디션 관리에 여념이 없었다. 플래카드 앞에서 연신 플래시를 터뜨리는 참가자들과 응원전에 나선 가족 및 동료들, 이색 코스프레를 한 선수들까지 대구스타디움 일대는 그야말로 축제 그 자체였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배우 진태현·박시현 부부 동참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유독 많았다. 두 아들과 참가한 신나정(43·여)씨는 " 원래 남편과 함께 온 가족이 참여하려 했지만, 남편이 독감에 걸려 함께하지 못했다"며 "가족 취미생활이 같으니 건강해져서 참 좋다"고 했다. 올해 처음 하프마라톤에 도전하는 최정자(54·여)씨는 "퇴근 후 혼자 달리는 게 습관이 됐다. 10㎞ 코스는 완주해 봐서 이번에 목표를 좀 더 높여봤다"며 "온 가족이 응원을 왔다.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했다.

이색 코스프레도 눈길을 끌었다. 바나나 복장을 한 박태영(31·대전 서구)씨는 "핼러윈 때 샀던 복장인데 보는 재미도 중요할 것 같아 오늘 입고 왔다. 대학생 때 다녔던 거리를 달리며 추억에 잠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분홍색 가발을 쓴 김재영(33)씨는 "끝까지 완주하자는 마음에 애니메이션 '스파이패밀리'의 '아냐 포저'캐릭터로 꾸며봤다"고 말했다.

유명 인사들의 등장도 대구마라톤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건강달리기 코스(4.9㎞)에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참가해 환대를 받았다. 하프마라톤에는 배우 진태현·박시현 부부가 참가했다. 이날 모두 4만288명이 달렸다. 대구 도심에선 대규모 거리 응원전이 펼쳐졌다. 범어네거리와 대구은행역 등 일부 구간에선 함성이 나왔다. 풀 코스에 도전하는 아빠를 위해 공룡 코스프레 옷을 입고 나온 최수현(13)군은 "공룡 옷을 보고 아빠가 힘을 내 완주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또 오고 싶어요" 참가자들은 엄지척
레시스가 시작된 지 3시간이 지나자 대구 스타디움 잔디밭은 결승선을 통과한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곧바로 잔디밭에 누워 깊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포토존에 가서 본인 기록이 적힌 배경 앞에서 사진 포즈를 잡는 이도 있었다. 러닝 크루 참가자들은 "우리가 해냈어!"라며 서로 부둥켜 안았다. 경기도 일산에서 온 민지환(44) 씨는 "작년에는 더웠다는 후기가 많아 걱정했는데, 오늘은 시원해서 오히려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3시간 이내에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했다. 박승준(53·경기도 의왕시)씨는 "대구 마라톤에 처음 와보니 너무 좋다. 시민들도 열심히 응원해줘서 많은 힘이 됐다. 전체적으로 대구가 준비를 잘 한 것 같다"고 했다. 이건희(33·대구 동구)씨는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었는 데 시민들 응원 덕분에 끝까지 뛸 수 있었다"고 했다.

◆가상공간 달리는 '이색 마라톤'도
대구스타디움 인근 대구스포츠사업지원센터에선 가상공간을 보며 달리는 이색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는 트레드밀(러닝머신) 데이터를 활용, 가상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대구 온라인마라톤대회'를 준비했다. 지형과 경사도 등이 반영돼 실제 대구 마라톤 코스와 똑같은 트레드밀 위를 달리는 방식이다. 초등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참가했다.

실제 대회와 같이 오전 9시쯤 레이스가 시작됐다. 그러자 모니터에는 1인칭 시점으로 실시간 변화하는 참가자들의 속도와 순위, 페이스가 표시됐다. 10㎞ 코스만 진행된 이 대회 우승자는 마라톤 경력 5년차 윤종호(41)씨다. 윤씨는 "온라인 마라톤 개최 소식을 듣고 참여했다"며 "대구 마라톤 코스가 다른 지역 보다 경사가 많은 편인데, 오늘 대회에서 그대로 구현돼 놀랐다"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구경모·장태훈·조윤화 수습기자

기자 이미지

이승엽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