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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성 (경희대학교 북극연구 센터 부소장) |
최근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그린란드 야욕과 희토류를 포함한 광물 전쟁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북극"과 "북극항로"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북극과 북극항로에 대해 제대로 알자. 오늘은 북극항로에 대해 알아보자.
대부분이 인위적인 요인에 의한 결과라고 밝혀진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기온 상승)는 북극해의 얼음 면적을 감소시켜 왔다. 북극에서 얼음이 녹는 결과는 이 지역의 항로와 국제해운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됨에 따라 2030년에는 최대 1.22m두께의 얼음에서도 운항할 수 있는 쇄빙 화물선들이 북극항로를 통과할 수 있다. 2045년부터 2060년까지 적당한 온난화로 인해 북극 해빙이 감소하면, 일반 화물선조차도 북극점을 지나 항해할 수 있다.
북극을 통과하는 쇄빙 운송(ice shipping) 경로는 유럽과 아시아 및 북미 사이의 항해를 결정적으로 단축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것은 상당한 연료 절약과 대기로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얇은 1년생 바다 얼음은 쇄빙선의 도움 없이도 내빙 선박의 항해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북극에서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항로와 자원(에너지, 광물)이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접한 빅5, 미국, 캐나다, 러시아, 노르웨이, 그린란드(덴마크)와 한국, 중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인도 등을 포함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의 관심사이다.
북극에는 크게 3개의 항로가 북극해를 횡단하고 대서양(유럽)과 태평양(아시아) 사이를 연결할 수 있다. 첫째, (북유럽을 기점으로 동쪽으로) 노르웨이 북쪽 해안에서 시베리아 북쪽 해안을 따라 베링 해협까지 연결된 북동항로(North-East Passage)가 있다. 1933년 소련 정부는 이 루트의 소련 측 구간을 북방항로(Northern Sea Route)라 칭하고 관할권을 행사했다. 러시아 북방항로(NSR)는 해안선 근접 노선, 해안선에서 조금 떨어진 노선, 해안선에서 많이 떨어진 노선의 3가지 노선을 가지고 있다. 둘째, (북유럽을 기점으로 서쪽으로)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를 우회하여 캐나다 북극해 아치펠라고를 통과하는 북서항로(North-West Passage)가 있다. 셋째, (북유럽을 기점으로) 북극점(North Pole) 근처를 통과하는 북극점 횡단 항로(Trans-polar passage)가 있다.
이들 항로의 명칭은 유럽과 아시아(중국, 인도)를 연결하려는 북극해 탐험이 유럽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북유럽을 기점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이러한 항로들은 파나마 운하 또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전통적인 남방 해상 경로와 비교하여 유럽과 북미(미국과 캐나다),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새로운 북방 경로를 제공하고 실질적으로 거리와 시간 및 경비를 줄여준다. 상하이에서 로테르담까지의 해운 총길이는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면 25,588㎞,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면 19,530㎞, 북서항로(캐나다)를 통과하면 16,100㎞, 북방항로(러시아)를 통과하면 15,793㎞, 북극점을 통과하면 13,630㎞이다.
이 세 항로의 조건을 비교해 보면, 러시아의 북방항로(Northern Sea Route)가 국제 항행, 특히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통항에서 가장 편리하다는 명제를 도출할 수 있다. 북서항로가 여름에만 그리고 주로 북부 지역에서 캐나다와 미국 해안경비대 선박에 의해 산발적으로 이용되는 반면, 북방항로는 러시아 선박에 의해 이미 일년내내 사용되고 있다. 물론 겨울철에는 쇄빙선의 에스코트를 받는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쇄빙선단(쇄빙선 41척, 원자력 추진 쇄빙선 11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1991년 이래 국제 항행을 위해 이 통로를 국제적으로 개방했다. 기상 및 수문 서비스도 이미 제공되고 있으며, 훨씬 더 열악하게 해도가 그려진 캐나다 아치펠라고의 미로와 비교하여 훨씬 더 용이하게 항행이 가능하다.
배규성 (경희대학교 북극연구 센터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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