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 권력자는 누리기보다 의무를 다 해야...
현재의 대한민국은 불안과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현직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하여 혼란을 초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책임을 '야당의 포악질'로 돌리며 국민 계몽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계몽령'이란 무엇인가? 정권을 유지하려는 정치인의 변명에 지나지 않으며, 그 이면에는 수많은 공범과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고 있다. 이는 한 나라의 리더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태도라기보다는, 권력의 굴레에 갇혀 자신만의 안전을 도모하는 모습에 불과하다.
반면, 야당의 대표는 정치를 돌볼 여유도 없이 계속해서 사법부에 불려 다닌다. 법적 공방 속에서 '정치'라는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하며, 국가의 미래보다 당장의 정치적 승리를 쫓고 있는 현실. 이처럼 정치권은 서로를 겨냥한 저격전으로 가득 차 있으며, 그 과정에서 국민은 점차 이 싸움의 한가운데로 끌려가고 있다.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되고 있다. 정치적 전선은 명확히 갈라졌고, 그 틈에서 사회의 불안은 심화되고 있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르는 국민들의 혼란 속에서, 결국 국가의 안정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이제는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인들만이 살아남고, 그들의 싸움은 더 이상 국민의 삶과 직결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상황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란사태와 같은 불안정 요소로 인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1.5%로 낮게 전망했다.또한, 스웨덴 예테보리대 산하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V-DEM)는 2025년 민주주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 민주주의' 국가로 한 단계 강등시키며, '독재화 나라'로 평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평가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으며, 그 이면에는 정치권의 책임감 없는 태도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권력을 지키기 위해 정치적 수호세력을 형성하고, 국민을 등한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그의 유일한 목표가 된 듯하다. 그러나 권력자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책임은 국민을 위한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권력을 남용하여 그 자리를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국가의 미래를 이끄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특히, 자신에게 너무 큰 자리에 오를 경우, 그 자리를 감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신의 그릇보다 훨씬 더 큰 자리에 오르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권력을 향한 욕망으로 보일지 몰라도, 결국 국가와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게 된다. 이와 같은 과욕은 재앙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자리에 맞지 않는 욕심은 국가를 어지럽히고, 국민을 괴롭히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권력을 쥔 자가 무능하여 쌓아 올린 실수의 무게는, 결국 그 권력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어깨 위에 떨어진다. 힘 없고 보잘것없는 이들이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지며, 마침내 그들의 능력으로 불거진 문제들을 해결해 나간다.
이들은 권력의 자리에 앉은 자들이 본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동안, 그 틈새에서 묵묵히 세운 노력과 역경의 끝자락에서 진정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세상은 늘 권력자들의 무능력으로 흔들리지만, 진정한 변화는 그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발 아래에서 끊임없이 싸워온, 능력은 있지만 힘없는 이들에 의해 이루어짐을 우리는 깨닫는다.
'일장 춘몽'이라 했다. 지나간 꿈처럼 덧없는 인생을 한탄할 때 자주 쓰이는 사자성어다. 권력자들은 한 낮 행복한 꿈이라도 꿨지만,생활고에 시달리며 매일 지옥 속에 살고 있는 서민들에게는 삶이 '악몽' 그 자체일 것이다.
정치권의 싸움이 끝날 때쯤, 그들만의 전쟁터에서 승리한 자들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고통은 계속될 것이다.이제, 거대 양당은 더 이상 자기들만의 논리로 대립하며 나라를 흔들어 놓아선 안 된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과한 욕심을 버리고 정쟁을 멈춰야 한다.
정치권의 싸움은 더 이상 국민의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협치와 소통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간의 과오를 인정하고, 더 이상 대한민국을 불확실성의 구렁텅이에 빠뜨리지 말기를 바란다.
정치인은 결코 국민의 삶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유정
까마기자 한유정기자입니다.영상 뉴스를 주로 제작합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