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정년을 앞두고 나는 음악 수업을 하고 싶어서 음악 교과전담교사가 됐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음악을 좋아하지, 음악을 잘 가르칠 전문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각성했다. 그래서 내가 택한 음악 수업의 목표는 아이들에게 가장 신나는 수업이 음악이 되게 하는 것이다. 적어도 음악의 기초 기본 소양을 갖추게 하려고 한다. 그보다 먼저 내 안에, 음악에 대한 열망을 끄집어내고, 음악 이론을 다시 공부하고, 필요한 악기를 익히는 것이다. 학교에 있는 모든 악기를 음악실에 모아서 사용하기 좋게 정리 해뒀다. 곡을 익히면 자기가 연주하고 싶은 악기를 꺼내 온갖 악기로 연주해 보게 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누구라도 점심시간에 음악실에 와서 놀게 한다. 그랬더니 벌써 밴드팀이 만들어졌다. 별수 없이 음악실 문을 열어두고 뒷정리해야 하는 일이 늘었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따로 만날 수 있어서 좋다. 버스킹 공연기회도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이렇게 음악에 집중하다 보니 달성문화재단과 연결돼 금난새 오케스트라 공연도 유치하게 됐다. 학교에서 금난새라니!
음악 수업을 하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음악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가르친다. 음악은 동서양 할 것 없이 세상의 온갖 소리 중에서 12개를 모아 음계를 만들어 뒀다. 음악의 악은 즐거움이다. 음악이 즐거워지려면 화음과 선율이 아름다워야 하지만 무엇보다 박자와 음정이 맞아야 한다. 음정이 맞지 않으면 묻혀 가면 되지만 박자가 맞지 않으면 음악은 소음이 돼 심각하다. 시쳇말로 개판이 된다. 그래서 저학년 음악 수업의 처음은 박자의 셈여림, 빠르기를 익히게 한다. 나는 더 열심히 아이들에게 박자를 맞춰 노래를 부르고 연주를 하는 법을 가르친다. 모든 학교에서 교사들이 가르치고 싶은 수업으로 아이들과 박자를 맞춰 신나게 가르치도록 모든 것이 제자리를 잡아 박자와 음정이 맞는 아름다운 음악 같은 세상을 만들어 달라.임성무〈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상임대표 대구 화동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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