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TK의원들에게 고언(苦言)함](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3/news-p.v1.20250327.c6b2933b39174a81880814a0bbd95f59_P2.jpg)
하경문 (전 언론인)
지금 시국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초비상 시점이다. 연일 수만 수십만의 군중집회가 거리를 달구고 있는 가운데 탄핵 찬·반, 진보·보수진영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 속에 더 큰 문제는 탄핵심판 결과가 대통령 파면이든 복귀가 되든 이후 예상되는 국론분열과 극도의 혼란사태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를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이 혼란상황에서 우리가 지켜온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뒤엎으려는 친북 좌익 세력을 단호히 경계해야함은 우리 모두의 우선 책무다.
12·3 비상계엄사태 탄핵시국에 이르는 동안 보수·진보진영의 언론 매체를 통한 치열한 공방전에서 때론 황당한 궤변논리에 비감하면서도 많은 국민들은 새 법률 지식을 터득하는 기회로 생각했고 나름대로 옳고 그름의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비상계엄사태 이후 지금까지 3개월 반 동안 TK의원들의 원내외 활동에 대하여 많은 지역민들의 평가는 한마디로 무기력했고 무능하다는 비난일색의 중론이다.
여당일색의 25명 TK 선량들을 면면히 보면 모두가 화려한 경력과 학력의 인물인데 선거때 외치던 그 '입심'은 굳어져 있고, 그 강인한 투지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거대 야당의 횡포, 악랄한 친북, 진보세력들에 필적되지 못하는 유약함을 지역민들은 질책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는 언어로 하는 권력투쟁이다. 이번에 대통령을 잃는다면 여당은 이미 여당이 아니다.
보수의 텃밭이라고 하는 TK의원들이 개혁보수·정통보수를 세워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몇 가지 고언을 한다.
먼저 국회의원 특권폐지 운동에 솔선해야 한다. 필자는 작년 22대 국회 개원 벽두에 “특권폐지, 절반이라도 우선 실천하라"는 간곡한 제언을 본란에 게재한 바 있다.
국회의원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 18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면책특권, 불체포 특권 등 이미 시대착오적인 형태가 국민적 지탄과 심한 분노를 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22대 중반 이전에 TK의원들이 앞장서 서약하고 실천에 솔선수범, 특권폐지 결단의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 탄핵의 소용돌이가 지나면 다시 국민들의 원성이 국회로 쏠리기 마련이다. 발 빠르게 여야의원 모두가 특권 폐지에 동참, 획기적인 변혁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 국회의원은 국사(國事)가 우선이다. 지역구 출신이 자기 지역사업을 챙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선거 때마다 공약사업의 이행을 실적으로 내세우며 득표 수단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지역에는 지역민이 선출한 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지역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지역사업에 너무 매달려 자칫 지방의원 권한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이 있다. 국회 차원에서 지역사업의 예산, 법규 등 문제를 지원하는 일들은 국회의원이 할 일인 것이다. 결코 지역 우등생이 국회 열등생이 되는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 TK의원에게는 보수의 가치를 재구성해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다. 아울러 이미지 개선 없이는 정권 재창출의 기대를 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어느 때 “국회의원 총 사퇴하라"는 절박한 민성을 기억할 것이다. 흔히 정치인들이 즐겨 쓰는 환골탈태니 분골쇄신이니 하는 말을 되뇌며 비상시국에 비상한 결기를 다짐해야 한다. 보수의 성지란 긍지와 자유우파 주력세력의 본 고장으로서 언제나 TK의원이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신념으로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기를 기대한다.하경문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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