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0423029172024

영남일보TV

  • [단독인터뷰] 한동훈 “윤석열 노선과 절연해야… 보수 재건 정면승부”
  • [르포] ‘보수 바로미터’ 서문시장 들끓었다…한동훈 등장에 대규모 인파

‘모노레일 불가’ 밀어붙인 대구시… 히타치 “참여 의사 있었다” 공문 확인

2025-04-23 18:51

우재준 의원, 작년 8월자 히타치 공식 서신 공개… 대구시 해명과 정면 배치
기술이전·하청 구조 제안에도 한 달 뒤 AGT 전환 발표… ‘밀실 행정’ 논란


대구 도심을 달리고 있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영남일보DB

대구 도심을 달리고 있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영남일보DB

23일 대구 도시철도 4호선(엑스코선)이 통과할 북구 복현오거리 일대는 좁은 도로 위로 복잡하게 얽힌 고가교와 상가 건물이 밀집해 있다. 이곳에서 1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 씨(56)는 가게 앞 도로 위를 가리키며 "지금도 고가도로 때문에 해가 빨리 지는데, 여기에 거대한 콘크리트 상판까지 들어오면 동네가 더 어두워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도심 경관과 정주 여건을 둘러싼 주민들의 우려 속에, 대구시가 차량 방식을 결정하며 핵심 제조사의 참여 의사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그간 시가 내세웠던 '모노레일 도입 불가론'의 근거가 제조사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면서, 특정 방식(AGT) 채택을 위해 정보를 왜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대구 북구갑)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히타치 제작소는 지난해 8월 대구시에 "4호선 차량 형식승인 절차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대구시가 "히타치가 기술 유출을 우려해 한국 정부의 형식승인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해온 것과 상충하는 대목이다.


◆사전에 전달된 '협력 의사'… 대구시는 한 달 뒤 AGT 확정


히타치 측의 제안은 구체적이었다. 공문에는 "기존 모노레일 차량 기술 정보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과 함께, 한국 차량 제조사가 주계약자를 맡고 히타치가 하청으로 참여해 기술 이전 및 주요 장치를 공급하는 방식까지 명시됐다. 한국 철도안전법에 따른 검증 절차를 우회하지 않고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갈림길이 열려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대구시는 해당 공문을 받은 지 불과 한 달 만인 지난해 9월, 모노레일 방식을 폐기하고 AGT 방식을 공식화했다. 당시 시는 히타치를 포함한 글로벌 제조사들이 모두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하며 방식 변경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8m 상판 덮이는 AGT… 경관 훼손 및 슬럼화 우려


실제 AGT 방식이 도입되면 도심 하늘길의 풍경은 크게 바뀐다. 약 0.8m 폭의 슬림한 궤도 빔 위를 달리는 3호선 모노레일과 달리, 4호선에 도입될 AGT는 8~9m 폭의 거대한 콘크리트 상판이 설치된다. 이는 왕복 2차로 도로 하나가 공중에 떠 있는 것과 비슷한 규모로, 하부 도로에 대형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다.


AGT 하부 구조물은 일조권 침해와 사생활 노출 문제를 야기하며, 장기적으로 노선 주변 지역의 슬럼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우 의원은 "히타치는 2022년 첫 협의 때부터 현재까지 일관된 입장인데 대구시만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며 "추가 검토 없이 AGT를 고수한 배경에 의구심이 든다"고 짚었다.


◆"사업 지연 핑계로 시민 의견 묵살" 비판 고조


대구시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기술적 검토와 경제성 측면에서 AGT가 합리적이라는 판단 하에 내린 결정이며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우 의원은 "사업 지연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로 지역사회의 정당한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행정"이라며 "모노레일 참여 가능성을 초기에 배제한 명확한 경위와 근거를 시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차량 방식 선정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정치권의 공식적인 문제 제기로 이어짐에 따라, 향후 4호선 건설 사업의 추진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기자 이미지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