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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꾼다고 사람 오나” 중구 미싱·오토바이골목 간판 개선, 현장선 회의적 목소리

2025-04-28 20:43

총 구간 680m, 102개 업소 대상

4억4천만원 투입…연내 마무리 예정

현장선 “간판 정비하면 보긴 좋지만

바꾼다고 사람 많이 올것 같진 않아"

“바꾼다고 사람 오나” 중구 미싱·오토바이골목 간판 개선, 현장선 회의적 목소리

28일 대구 중구 대신동 미싱골목 일대 전경.

“바꾼다고 사람 오나” 중구 미싱·오토바이골목 간판 개선, 현장선 회의적 목소리

28일 대구 중구 인교동 오토바이골목 일대 전경.

“바꾼다고 사람 오나” 중구 미싱·오토바이골목 간판 개선, 현장선 회의적 목소리

28일 대구 중구 대신동 미싱골목에서 30년째 미싱기계판매업을 하고 있는 남영숙(66)씨가 미싱기계를 손보고 있다. 조윤화 기자

“바꾼다고 사람 오나” 중구 미싱·오토바이골목 간판 개선, 현장선 회의적 목소리

대구 중구 인교동 오토바이골목에서 1986년부터 오토바이 수리·부품 가게를 운영해온 김학성(69) 씨가 엔진 보링 기계를 작동하고 있다. 조윤화 기자

대구지역 섬유·오토바이 산업의 뿌리였던 중구 대신동 '미싱골목'과 인교동 '오토바이골목'의 상권쇠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골목 일대 노후시설을 개선하는 형식적이고 반복적인 정비사업보단 산업 구조적 변화와 경기침체 등에 대응할 중·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오전 10시쯤 찾은 대신동 미싱 골목. 골목 초입에 설치된 '대구명품골목' 표지판이 무색할 정도로 거리는 한산했다. 미싱 기계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미싱 가게'임을 알리는 제각각의 간판과 가게 밖 손때 묻은 미싱 기계가 1980~1990년대 섬유산업 전성기의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50년간 미싱골목 일대를 지켜온 장영한(71) 미싱골목 상인회장은 “미싱골목 역사는 저물어가고 있다"며 “섬유산업이 주춤하면서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도 없고, 지금 이 골목을 지키는 사람들을 대신할 이들도 없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미싱골목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 오토바이 골목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이 골목은 1961년 '서울 오토바이상회'가 문을 연 이후 입소문이 퍼지며, 수리점과 판매 상가가 하나둘 들어서면서 활기를 띠었다. 오토바이가 대중화된 1990년대까지는 60여개 업체가 밀집해 전국 오토바이 이용자들의 성지로 꼽혔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골목 풍경은 급격히 달라졌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전언이다.

1986년부터 이곳에서 오토바이 수리·부품 가게를 운영해온 김학성(69)씨는 “한창 잘나갈 땐 직원 4명이 일감을 골라 받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배달라이더들의 오토바이 수리나 정비업체 요청으로 부품 가공 일을 간간이 수주할 뿐"이라고 했다.

상인들은 이 골목들을 대상으로 조만간 중구청이 진행할 간판개선사업에 대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여긴다.

이 간판개선사업은 행정안전부 주관 '2025년 간판개선사업 공모'사업 선정으로 추진됐다. 사업비는 총 4억4천만 원이 투입된다. 개선 구간은 총 680m이고 사업 대상 업체는 102개소다.

미싱골목 상인 남영숙(66)씨는 “간판 개선사업 내용이 결국 간판 철거, 건물 외벽 정비, 건물 번호판 설치 등인데 자칫 세금 낭비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겉모습만 바꾼다고 골목이 다시 살아날 것 같진 않다. 골목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게 지자체에서 우리가 실제 무언가 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이번 개선사업을 통해 특색 있는 간판 디자인으로 골목 상권이 새롭게 주목받길 바란다. 현장 목소리가 천차만별이지만,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간판 교체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사업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 방안도 추가로 마련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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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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