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밤, 대구 북구 산불 대피소 현장...주민들, 지친 표정으로 잠 청해
![[함지산 산불] “이게 무슨 난리야”…백발 어르신도 대피소에서 잠 청해](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4/news-p.v1.20250429.a6757197f03b4b4388d253c5ef295801_P1.jpg)
28일 밤, 대구 북구 산불 대피소에 주민들을 위한 텐트가 설치되고 있다. 구경모 기자
대구시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대피한 주민들이 모인 팔달초 강당 대피소.
건물 밖으로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자 대피소에 하나, 둘 텐트가 설치됐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며 놀란 표정으로 강당을 찾은 주민들은 이날 자신들의 집이 아닌 대피소에서 잠을 자야 했다.
이날 밤 10시가 넘은 시간, 대피소 주민들의 얼굴은 산불로 인한 놀라움과 긴급 대피로 인한 피로감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쓴 주민들이 텐트 안이나 텐트 밖의 매트 위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이날 자정이 다가오자 연로한 백발의 어르신들도 대한적십자사 로고가 박힌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어르신들은 한눈에 봐도 많이 지친 모습이었다.
매트 위에 누워 있던 김모씨(여·74)는 “텐트 안에 있으면 괜히 심장이 답답해져서 밖으로 나왔다"라며 “집 근처에서 소방차 소리가 나서 밖으로 나왔다가, 그길로 집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대피소로 왔다. 이게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곽모(여·68)씨는 “평소 심장이 안 좋은데 약을 챙겨오지 못해 걱정이다"라며 “내가 대피소 생활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참 서글프다. 하루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조야동 주민 김모(여·52)씨는 “퇴근하고 하교하는 아이들과 같이 대피소로 왔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어안이 벙벙하다. 인근의 숙박업소를 구하고 있는데 예약이 쉽지 않다"며 “가족들이 많아 대피소에서 지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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