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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산 산불] 불길 잠재운 한밤의 헬기 굉음… 함지산 지킨 ‘수리온’의 야간 비행

2025-04-29 18:50

대구에서 최초로 2대 동시 투입
3시간 동안 3만6천ℓ 투하
“군공항 근접, 철탑 없어 활용 결정”

28일 대구 북구 노곡동 일대 산불 현장에서 소방 헬기 2대가 해가 지기 전에 진화하기 위해 서둘러 이동하고 있다. 일몰 이후에는 안전을 위해  헬기 운항이 제한된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8일 대구 북구 노곡동 일대 산불 현장에서 소방 헬기 2대가 해가 지기 전에 진화하기 위해 서둘러 이동하고 있다. 일몰 이후에는 안전을 위해 헬기 운항이 제한된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8일 밤 10시, 대구 북구 함지산 아래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베란다 창문에 붙어 산등성이를 주시했다. 암흑 속에 잠겨야 할 산 중턱은 붉은 불줄기가 띠를 두른 채 일렁이고 있었다. 정적을 깬 것은 머리 위를 낮게 가로지르는 둔탁한 헬기 프로펠러 소리였다. 평소라면 일몰과 함께 철수했을 헬기가 야간투시경에 의지해 검은 연기 속으로 몸을 던지고 있었다.


이날 야간 작전의 주역은 국산 헬기 '수리온(KUH-1FS)'이었다. 산림청은 오후 8시부터 밤 11시까지 수리온 2대를 현장에 전격 투입했다. 2018년 도입 후 수리온 2대가 야간 산불 현장에 동시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암흑 속에서 18차례나 물을 실어 나르며 총 3만 6천ℓ의 물을 화선 위로 쏟아부었다.


투입 성과는 수치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헬기가 진입하기 전인 오후 8시 기준 19%에 불과했던 진화율은 수리온이 활동한 지 4시간 만인 29일 0시 54%까지 치솟았다. 지상 진화대원이 접근하기 힘든 급경사지의 불길을 상공에서 직접 진화한 결과다. 하늘에 띄운 열화상 드론이 실시간으로 화선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면, 수리온이 그 길목에 산불지연제를 투하하며 민가 확산을 차단했다.


인근 주택가에서 이 상황을 지켜봤다던 주민 박 모(48)씨는 "밤이 되면 불길이 더 번질까 봐 짐을 싸야 하나 고민했는데, 어둠 속에서도 헬기가 물을 뿌리는 걸 보고 마음을 놓았다"며 "밤에 움직이는 헬기는 처음 본 것 같다"고 했다.


그간 산림청은 조종사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 투입에 신중을 기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K-2 군 공항과 인접해 지형 파악이 용이했고, 전선 같은 지장물이 없어 투입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2020년 안동과 2022년 울진에서 1대씩 투입돼 성능을 검증받은 수리온은 이번 2대 동시 작전으로 야간 대응력을 입증했다.


임하수 남부지방산림청장은 "수리온이 이번 진압에서 큰 효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안전이 확보된 현장이라면 야간 진화에 수리온을 적극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상 진화대원들이 험준한 능선에서 잔불을 정리하는 사이, 함지산 상공을 지킨 수리온의 비행은 도심을 위협하던 화마를 잠재우는 결정적 한 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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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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