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해킹 후 SKT 25만명 번호이동
이탈 행렬 절반 이상은 KT 선택해
‘유심해킹’ 사태 후 KT 주가 급상승
KT, 2014년 홈페이지 해킹 곤욕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 SK텔레콤에서 일어난 해킹 피해에 대해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이후 25만명에 이르는 가입자가 타 통신사로 번호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을 이탈한 행렬의 절반 이상은 KT행을 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 KT가 홈페이지 해킹으로 가입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태를 겪은 후 이어진 주가 하락과 경쟁사의 반사이익이 '오버랩'되고 있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 서버 해킹 사태가 확인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6일까지 SKT에서 KT·LG유플러스 등 타 통신사로 이동한 가입자는 총 24만8천69명이다. 이 기간 SKT로 이동한 가입자를 더한 SKT의 순감 규모는 20만7천897명이다.

KT는 '유심이동은 KT가 대세' 문구로 유심 해킹으로 이탈한 가입자들을 유도하고 있다.
번호이동은 SKT에서 KT로 이동한 사용자가 13만8천997명으로 가장 많고, SKT에서 LG유플러스 이동은 10만9천72명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해킹 사태의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주가 역시 우상향 하는 중이다. KT 주가는 유심 사태가 불거진 지난달 4월18일 4만9천200원에서 현재는 3천100원 오른 5만2천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 기간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KT가 SKT 이탈의 절반 이상을 흡수하면서 2014년 수면 위로 오른 KT 홈페이지 해킹 사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KT 홈페이지 해킹으로 가입고객 1천600만명 중 1천200만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 KT는 영업정지와 과징금 철퇴를 맞았지만 대규모 가입자 이탈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주가는 3% 넘게 하락했고 같은 기간 경쟁사 SK텔레콤은 반사이익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SK텔레콤 사이버 침해사고로 고객과 국민에게 불안과 불편을 초래했다. SK그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또 “고객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경영진 모두 뼈아프게 반성한다"며 “해킹 사고 원인 파악과 더불어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보안 체계를 검토하고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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