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에이징(Slow Aging·저속 노화)'이 더는 중장년층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MZ세대 역시 단순히 어려 보이는 외모를 넘어,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삶을 유지하려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때마침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류에 함유된 특정한 자연 화합물이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학술지 '에이징-US'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워싱턴대와 자연의학국립대 연구진은 메틸 어댑토젠(Methyl Adaptogens)이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DNA의 후성유전학적 나이, 즉 '생물학적 나이'를 낮출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성분이 풍부한 특별식단을 8주간 꾸준히 섭취한 실험군은 생물학적 나이가 평균 2년 줄어든 반면, 그렇지 않은 대조군은 대략 1년 더 늙었다고 한다. 메틸 어댑토젠이 노화를 유발하는 효소를 억제하고, 세포 기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메틸 어댑토젠 성분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강황과 로즈마리, 녹차, 우롱차, 마늘, 딸기나 블루베리와 같은 베리류 등이 있다. 연구진은 이들 식품 자체가 생물학적인 노화 지표인 'DNA 메틸화' 진행 억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이들 식품이 '천연 보톡스'인 셈이다. 동네 마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식품이며, 꾸준하게 먹기만 하면 슬로우 에이징에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젊음과 건강을 지키는 간단하고 안전한 방법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 연구 결과다. 음식이 보약이라는 옛말이 허투루 나온 게 아니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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