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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쇠락해가는 팔공산 자락 공산동, 규제 속에 묶이다

2025-09-08 16:41
윤갑용 대구 동구 공산지역발전위원장

윤갑용 대구 동구 공산지역발전위원장

팔공산 자락의 공산동은 각종 규제로 인해 점점 쇠락해가고 있다. 지금 이곳의 자연부락에는 아이들이 사라진 지 오래다. 파란 잔디 위에 하얀 집들이 들어섰지만, 그곳에 사는 이들은 대부분 70대 후반 이상의 고령층이다. 환갑을 갓 넘긴 사람이 동네에서 가장 젊은 축에 속할 정도로, 사실상 초고령 마을이 되어버렸다. 저녁 6시만 넘어도 어둠이 내려앉고 가로등조차 희미하게 빛나는 이 마을은, 조용하지만 활기를 잃은 채 고립된 모습이다.


문제는 단순히 인구 고령화에 그치지 않는다. 젊은 세대가 이곳에서 살고 싶어도 경제적·제도적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대지 120평에 30평 규모의 집을 마련하려면 최소 6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아파트는 시간이 지나면 자산 가치가 오르지만, 전원주택은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립주택을 대안으로 삼으려 해도 시 조례상 자연녹지 지역은 2층 이상 건축이 불가능하다. 인근 대구공항에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는데, 왜 이곳은 고도 제한으로 묶여 있어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1994년 도시기본계획 이후 공산동은 일종 주거지역 3층, 자연녹지 2층 제한이 유지되고 있다. 더 나아가 밀집 지역 인근 임야는 공익용 산지로 지정되어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관광자원 개발도 마찬가지다. 호텔, 콘도, 펜션은 허가조차 어렵다. 외부 관광객들은 팔공산을 잠시 스쳐갈 뿐, 머무를 공간이 없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산댐은 대구시 식수의 3%에도 못 미치는 양을 공급하지만,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여름철 발 담그는 것조차 금지된다. 수변공원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돌려줄 수는 없는 일일까? 옥포의 송해공원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팔공산은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며 연간 67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내고 있지만, 정작 대구시는 지역을 위한 실질적 지원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와촌면이나 동명면과 비교해도 공산동은 행정 지원이 부족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부산에서 이주해온 주민은 "대구 공무원들의 태도는 보수적이라기보다 폐쇄적"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팔공산을 보존할 곳은 철저히 보존하되,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완화해야 한다. 관광 자원을 개발하고 주민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구에 볼거리가 부족하다고들 하지만, 팔공산만큼의 자원은 전국적으로도 손꼽을 만하다. 행정의 의지와 실행력만 있다면 팔공산은 대구의 명소이자 전국적인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대구가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첫걸음일 것이다.


윤갑용 대구 동구 공산지역발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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