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봉 주교<안동시 제공>
경북 안동시와 안동MBC가 공동 기획·제작한 다큐멘터리 '한국인 두봉 주교'가 오는 10월 13일 현지 시각 20시 30분, 프랑스 대표 가톨릭 방송사 KTO를 통해 전파를 탄다.
이번 방영은 유럽 전역과 프랑스어권 지역에 본격 송출되는 첫 사례로, 지역에서 제작된 콘텐츠가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는 역사적 순간이 될 전망이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위성·케이블 방송은 물론, 인터넷 스트리밍과 유튜브, Molotov 플랫폼을 통해 최대 30일간 8회 이상 방영된다.
실시간 시청뿐 아니라 다시보기 서비스도 제공돼 전 세계 시청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안동에서 출발한 문화 콘텐츠가 프랑스어권 시청자들과 만나는 길이 열린 것이다. '한국인 두봉 주교'는 프랑스 출신 선교사 르네 뒤퐁(René Dupont) 주교의 삶을 담았다.
그는 6·25전쟁 직후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으로 부임해 70년간 한국 땅에서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걸어왔다. 박정희 정권 시절 추방령을 받는 등 격동의 시대를 몸소 겪으며 한국 현대사의 산증인으로 남았다. 지난 4월, 향년 96세로 선종한 그의 삶은 이번 방송을 통해 헌정 다큐멘터리로 기려진다.
다큐멘터리에는 주교의 유언장이 최초로 공개된다. 또한 하회별신굿 복원 과정, 아동문학가 권정생 작가와의 교류, 대전 성심당의 사회적 실천 사례 등도 담겨 있어 단순한 종교 인물 기록을 넘어선다. 한국 사회와 문화, 역사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전 세계에 전달하는 소중한 콘텐츠로 평가받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지역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가 프랑스 방송을 통해 세계 프랑스어권 시청자와 만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고유의 문화 자산과 인물을 발굴해 글로벌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번 방송은 두봉 주교의 삶과 신앙을 조명하는 동시에 한국의 문화와 사회적 가치를 국제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에서 시작된 다큐멘터리가 국경을 넘어 울림을 전하는 순간, 지역 콘텐츠의 가능성은 또 한 번 확인되고 있다.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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