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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80주년] 북극항로 경쟁, 영일만항 기회 잡는다

2025-10-12 21:27

북극항로 개척 각국 치열 경쟁
부산항과 함께 영일만항 부각
동북아 물류 신거점 선점 유리

북극해가 녹아내리면서 인류의 바다 지도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는 가운데, 포항 영일만항이 북극항로의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포항시 제공>

북극해가 녹아내리면서 인류의 바다 지도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는 가운데, 포항 영일만항이 북극항로의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포항시 제공>

북극해 항로들<영남일보 DB>

북극해 항로들<영남일보 DB>

기후변화로 북극항로가 열리면서 국제 해운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포항 영일만항이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전통적 경로보다 30~40% 짧은 항해 거리와 물류비 절감 효과로 각국이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영일만항은 동북아와 유럽을 잇는 전략적 거점으로 부각된다. 러시아 연해주·일본 서해안·중국 동북부와 직선으로 연결되는 지리적 이점은 부산항보다 북극항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영일만항이 북극항로의 거점으로 육성되기 위해서는 앝은 수심과 낮은 물동량, 선석 확장 등 현실 과제가 뒷받침돼야 한다. 영일만항이 국제 환승항으로 도약한다면 물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지역 산업과 고용 창출, 더 나아가 국가 해양 안보와 무역 다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북극항로 시대, 영일만항이 한국의 새로운 '해양 키 스테이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극해가 녹아내리면서 인류의 바다 지도는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역설적 현상이지만, 북극항로가 열리면서 전 세계 해운과 물류의 판도가 새롭게 짜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부가 '해양 신실크로드' 구상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도 북극항로 논의의 중심으로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북부 해안을 따라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최단 항로다. 전통적인 수에즈 운하 경로 대비 항해 거리를 30~40% 단축시킬 수 있어, 물류비 절감과 탄소 배출 감소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러시아, 중국, 일본, 북유럽 국가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며 '21세기 해상 패권' 경쟁에 나서는 이유다.


러시아는 '북극 개발의 주권'을 전면에 내세워 핵추진 쇄빙선을 앞세운 북극항로 상업화에 힘을 싣고 있다. 중국은 '빙상 실크로드'를 국가 전략으로 선언하고 북극 연구와 항로 시험 운항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일본 역시 조기 진출을 노려 북극해 연구소를 통해 장기적인 물류 전략을 준비하고 있으며, 유럽의 덴마크·노르웨이 등도 북극항로 기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각국의 치열한 경쟁은 곧 북극해의 전략적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내에서도 이 논의는 본격화됐다. 현재까지 부산항이 국내 북극항로 거점으로 언급되어 왔지만, 사실상 지리적·전략적 측면에서 포항 영일만항이 주목받고 있다. 영일만항은 동해의 관문에 위치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의 직선 거리가 가깝고, 북극항로 접근성에서 부산보다 유리하다. 중국·일본과 마주하는 동북아의 중심 축에 자리한 지리적 장점은, 향후 북극항로 물류 기점으로서 국제 허브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특히 영일만항은 이미 오랫동안 북극항로를 겨냥해 투자가 진행된 곳이다. 포스코의 대규모 철강 산업단지가 뒷받침하는 배후 수요, 그리고 환동해 경제권과 연계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한 물류망이 활성화된다면, 동해안을 통한 새로운 '동북아 해양 실크로드'의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적 측면에서 영일만항은 단순한 화물 처리 거점을 넘어, 북극항로가 상업화될 경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핵심 환승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는 수출입 물류비 절감뿐 아니라, 한국이 해운·물류 허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영일만항이 성장축이 되면,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 일대 산업과 고용 창출에 직결된다. 또한 국제정세 측면에서도, 북극항로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항로의 전략적 이익을 독점하는 구도 속에서, 한국이 '제3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극항로 경쟁은 단순한 항만의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 자원 개발, 신물류망 재편, 국제해양법 질서까지 얽혀 있는 복합적인 국제 현안이다. 그렇기에 한국이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물류 이익을 넘어, 국가 전략 차원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영일만항은 이러한 복합적인 요구에 부합하는 최적의 해답을 제시한다. 정부가 부산항 중심의 기존 프레임을 넘어 영일만항의 전략적 가치를 다시 평가하고, 동북아 해양 신질서 속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북극항로의 시대, 영일만항은 단순한 항만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와 안보를 지탱할 '해양 키 스테이션'으로 부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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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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