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분야를 제외하고 현 시점에서 대구시가 안고 있는 핵심 현안을 꼽는다면 TK신공항 건설, 대구시 신청사와 함께 대구취수원 이전이다. 모두 기존 인프라를 이전하는 사업이다. 이 중에서도 취수원 이전은 30년 넘게 끌어온 해묵은 현안이자, 235만 대구시민의 먹는물과 직결된 중대 사안이다.
대구취수원 이전은 1991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페놀 사건이 발단이 됐다. 고농도 오염물질인 페놀이 구미 국가산업단지에서 방류됐고, 대구의 각 가정으로 여과없이 흘러들었다. 대구취수원을 보다 안전한 상류로 옮겨야 한다는 과제가 대두됐다. 당초 안동댐이 검토됐다가 조(兆) 단위를 넘는 사업비용으로 무산됐고, 구미 해평 일원이 거론됐다. 대구시와 구미시, 경북도가 수년간 밀고 당기기 끝에 해평으로 일단락됐지만, 2022년 홍준표 대구시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김장호 구미시장측과 대립 끝에 이른바 '맑은물 하이웨이'란 명칭으로 안동댐 물을 끌어오기로 전격 선회했다.
안동댐 이전도 재차 논란에 휩싸였다. 우재준 의원(국민의힘·대구 북구갑)은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안동댐 취수원 이전 사업을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 중단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환경부를 압박했다. 김성환 장관은 이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취수원 사업에 정치적 시선이 되살아난 느낌이다. 실제로 민주당 측에서는 해평취수원이 타당하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대구를 찾아 타운홀 미팅을 갖는다. 여러 현안이 논의될 것이다. 취수원도 그중 하나다. 취수원은 다수의 지방자치단체가 얽혀 있다. 또 국가하천과 댐은 중앙정부가 관리권을 갖고 있다. 이번 기회에 대통령과 중앙·지방정부, 시민이 머리를 맞대 이 사안의 방향을 확고히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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