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근경색, 증상 발생 2시간 안에 혈관 열어야 생명 지킨다
드림종합병원, 심장 응급시술 24시간 체계로 ‘골든타임’ 사수
응급실·심혈관센터·중환자실 연결한 ‘시간 의학’ 체계 구축
김권배 드림종합병원 명예원장이 심장 모형을 들어 보이며 관상동맥의 막힘 부위를 설명하고 있다.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김권배 드림종합병원 명예원장이 심장 모형을 들어 보이며 관상동맥의 막힘 부위를 설명하고 있다.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급성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혀 심근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는 질환이다. 막힌 시간을 기준으로 2시간 이내에 혈관을 재개통하지 못하면 심근 괴사가 진행돼, 이후 시술을 하더라도 심부전·부정맥 등 만성 합병증을 피하기 어렵다.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느냐 여부가 단순 생존을 넘어 향후 삶의 질을 좌우하는 이유다.
드림종합병원이 심장 응급 시술을 24시간 체제로 전환한 것은, 대구경북권에서 심혈관 응급환자가 장거리 이송 없이 곧바로 중재시술과 집중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지역 내 완결형' 치료 체계를 갖췄다는 의미를 지닌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장과 의대학장을 지낸 김권배 명예원장은 순환기내과 분야에서 오랜 기간 중재시술과 중환자 치료를 이끌어온 권위자다. 그의 주도 아래 마련된 이번 시스템은 개별 의사의 술기 능력을 넘어 119 이송부터 심혈관센터, 중환자실까지 이어지는 시간 의학의 표준 모델을 지역에 구현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심장 응급 시술을 24시간 체제로 전환하게 된 배경은.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치료에 특화된 역량은 갖추고 있다. 다만 의료 인력이 부족해 그동안 주간에만 관상동맥중재시술을 시행했다. 지난 9월부터 인력이 충원되면서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는 24시간 응급 시술 체계를 가동하게 됐다. 급성심근경색증은 사망률이 매우 높은 질환으로, 증상 발생 후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 중재시술을 시행해야 한다. 이상적인 시술 시점은 2시간 이내, 늦어도 24시간 안에는 시행돼야 심장 기능 보존에 도움이 된다.
환자나 보호자가 흉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5분 이내에 119에 연락해 즉시 이송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최근 의정 사태로 대학병원 진료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우리 병원은 실제 응급 시술을 시행하며 환자들의 생명을 지켜왔다. 이러한 경험과 책임감, 그리고 '골든타임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사명감이 전환의 가장 큰 계기였다."
◆24시간 응급 시술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인력 시스템은.
"급성심근경색증 등 심혈관계 응급환자가 언제 방문하더라도 즉시 시술할 수 있도록 24시간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심혈관센터, 응급실, 영상의학팀 등 여러 부서가 긴밀히 연계된 전담 응급 시술팀을 운영 중이다.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환자가 도착하기 전부터 시스템이 작동한다. 119 구급대나 타병원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응급실이 즉시 수용 준비에 들어가고, 의료진에게 상황이 공유된다. 환자가 도착하면 심혈관센터 당직 과장이 바로 호출되고, 시술 준비가 지연 없이 진행된다. 시술 후에는 환자가 안정될 때까지 집중치료실에서 모니터링과 치료를 이어간다. 이러한 절차는 환자가 직접 내원했을 때도 동일하다."
◆체계 구축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응급시술이 가능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응급 심장질환은 단 몇 초의 지연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숙련된 심장내과 전문의뿐 아니라 전담 간호사, 응급의학과 의료진 등 다학제 인력이 필요했다. 24시간 체제를 유지하려면 교대 근무가 가능한 인력 구성이 필수다. 단순히 인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숙련도, 대응 능력을 모두 갖춘 인재를 확보하고 팀워크를 조율해야 했다.
응급상황 대응 훈련을 반복하며 각 팀의 협업 능력을 점검했고, 그 결과 119에서 연락이 오면 병원 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해 응급실에서 심혈관센터까지 신속히 연결되는 구조를 완성할 수 있었다. 결국 이번 체계 구축은 단순한 인력 확충이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이 맞물리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심혈관계와 복부 응급수술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중 안전망 체계'의 의미는.
"심혈관계 응급 시술과 복부 응급수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병원은 드물다.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복부 장기 손상이나 출혈을 동반하면 대부분 병원은 두 질환을 동시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심혈관센터와 외과계 응급수술팀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응급실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이중 안전망 체계의 강점은 환자 중심의 통합 대응이다. 환자가 병원을 옮기거나 추가 검사를 기다릴 필요 없이 한 병원 안에서 연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시간과의 싸움인 응급의료에서 생존율을 높이는 결정적 요인이다."
◆교수와 의료원장 시절의 경험이 이번 체계 구축에 어떤 영향을 줬나.
"24시간 시술 체계는 단순한 시스템 확장이 아니라 병원의 설립 취지와 본분을 실천하는 과정이다. 체계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 대표원장의 추진력과 구성원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동산의료원장 시절부터 '환자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일'의 무게를 절실히 느껴왔다. 효율적인 병원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가장 절박할 때 곁에 있는 병원이 돼야 한다는 철학이 이번 시스템의 밑바탕이 됐다."
◆대구경북권 심혈관 진료체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심혈관 질환은 의료진 숙련도와 팀워크가 치료 성과를 좌우한다. 응급시술 인력의 안정적 확보와 정기적 교육·훈련이 필수다. 지역사회에서는 심폐소생술 교육과 질환 예방 캠페인 등 건강 인식 개선 활동이 지속되어야 한다. 이런 노력이 함께 이뤄질 때 대구경북의 심혈관 진료체계가 진정한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로 발전할 수 있다."
■심장보호 7계명
1.채소와 과일을 다양하게 먹어라
2.담배를 끊고 음주를 절제하라
3.짜고 기름진 음식을 삼가라
4.매일 30분이상 유산소 운동을 즐겨라
5.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체크하고 관리하라
6.중년 이후 주기적으로 건강 검진 받아라
7.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라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