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방문으로 양국 유대감 확보한 李
AI, 원자력 등 다양한 분야 MOU 체결 예고
300여 명 참석한 문화교류 행사 개최도
18일 오전 UAE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 마련된 순방 기자단 프레스센터 모습.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 첫 국가로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이후 현지시간) 본격적인 '성과내기'에 나선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전날 동포간담회 등에서 UAE와 형제국가를 넘어선 '경제공동체'로 발전해야한다는 시각을 보이기도 한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MOU(업무협약)이 체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전날 UAE와 협력 강조한 이대통령
UAE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전날 아부다비에서의 첫 번째 일정으로 '와하트 알 카리마'(UAE 현충원 격)를 방문, UAE를 위해 희생한 유공자들의 넋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충원 방문 일정에는 UAE 대통령의 차남인 디얍 개발·보훈 사무국 부의장이 직접 안내를 맡아 예우를 더했다고 김남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또 UAE 측은 공항과 대통령궁, 그랜드 모스크, 숙소 주변 등에 한국과 UAE의 양국의 국기를 대규모로 설치했으며 특히 내무부 청사 앞에 게양된 국기는 역대 가장 큰 규모라고 김 대변인이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UAE 현충원인 '와하트 알 카리마'를 방문해 디얍 대통령 직속 개발·보훈 사무국 부의장으로부터 기념메달을 받은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이 대통령은 아부다비의 한 시내 호텔에서 동포 만찬 간담회를 열고 UAE와 협력 의사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우리나라도 아프리카·유럽·중동으로 진출해야 하는데, 중동에서는 UAE가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두 나라가 형제의 국가를 넘어서서, 연구와 생산을 함께 하고 제3세계로 같이 진출하는 일종의 경제적 공동체로 발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 국가가 공통점이 많다는 언급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지정학적으로 일종의 가교역할을 하는 위치라는 점도 그렇지만, 한편으로 보면 (두 국가 모두) 가진 게 별로 없이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는 작은 나라"라면서도 양국이 눈부신 성장을 이뤄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입국 때) UAE 전투기가 (공군 1호기를) 호위한다고 해서 보려고 했더니, 날개에 가려져 잘 안 보이더라. 대신 아래를 내려다보니 사막에 태양광 패널이 넓게 깔려있었다"며 "상전벽해처럼 척박한 땅이 옥토로 변하는 것이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7일(현지시간)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만찬간담회에서 화동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1년쯤 전 '저 나라 왜 이러지?', '노스(North·북한)겠지, 사우스(South·남한)에서 벌어진 일이겠어?'라며 세계가 놀라는 일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 뒤에는 '응원봉을 들고 웃으면서 가뿐히 제압한단 말야?'(라는 얘기가 나왔다)"며 "총을 들지도, 폭력을 행사하지도 않고 아름답게 국민의 힘으로 원상회복해서 우리의 길을 가고 있다. 이게 우리 대한민국의 저력"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동포들의 얘기를 들은 이 대통령은 "UAE와 대한민국의 관계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여러분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조국으로 확실히 바꿔보도록 노력하겠다"고 격려했다.
17일 밤 아부다비 주요 빌딩에 대한민국 이재명 대통령의 UAE 국빈방문을 계기로 태극기 조명이 펼쳐졌다. 대통령실 공
이외에도 UAE 전날 밤 애드녹, 무바달라, ADGM 등 아부다비의 주요 랜드마크 건물 외벽에 태극기 조명을 점등해 국빈 방문에 대한 환영 의사를 표했다.
◆ 18일은 정상회담 가지며 본격 성과낼 듯
이 대통령은 18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을 만나며 공식 일정에 나선다. 오전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에 이어 양해각서(MOU) 체결식, 정상 오찬까지 연이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에서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현지 언론 '알 이티하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양국 간 '새로운 백년대계'(new centennial phase)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왕실공항에 도착해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락 퍼스트 아부다비 뱅크(FAB) 비상임 이사겸 이사회 운영위원회 의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또 이 대통령은 "UAE 대통령과 나는 기존의 4대 핵심 협력 분야인 투자·방위산업·원자력·에너지에 더해 인공지능(AI), 헬스, 문화 등이 포함된 미래지향적 첨단기술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이번 순방 성과물을 예고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바라카 원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유지·보수, AI 데이터센터와 의료 서비스 허브의 건설 등 첨단 분야에서 구체적 기회를 발굴하려는 실질적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현 정부가 방위산업 수출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MOU를 통해 실질적 성과가 도출될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이 대통령에 앞서 UAE를 방문,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는 등 방위산업 성과 등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HD현대중공업 등 중요 방산업체들은 물론 야당 국방위 간사인 국민의힘 강대식(대구 동구군위군을) 의원도 UAE를 찾은 것으로 전해져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정상회담 후에는 이 대통령과 UAE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UAE 대통령궁에서 양국 문화교류 행사가 열린다.
UAE는 중동 내 한류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최근 방영된 '폭군의 셰프'가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공연 최초로 UAE 대통령궁에서 개최되는 이날 행사에는 이 대통령 부부 및 UAE 주요 인사와 재계 인사, 현지 문화예술인, 한류 팬 등 총 300여명이 참석한다.
이는 문화 분야 협력 강화에 대한 의미를 담은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문화 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현지언론에 "2030년까지 UAE에 한국문화센터를 건립해 문화교류의 허브로 삼겠다"며 "두바이에서 한류 제품의 전시관으로 사용되는 '코리아 360'을 뷰티·요리 등 창조적 산업의 교류 무대로 확장하겠다"고 협력 강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