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현지 행사에서 K-푸드와 한국 문화 소개
할랄 한우와 불닭볶음면으로 중동 시장 공략 지원
‘문화전쟁 시대’ 언급하며 韓문화 수출확대 기대
이재명 대통령과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주UAE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할랄 K-푸드 홍보행사에서 참석자들과 한국 과자를 맛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김혜경 여사가 'K-컬처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문화 외교전'을 펼쳤다. 김 여사는 현지 대학생들의 '찐' 한류 사랑을 확인하는가 하면, 사막 한가운데서 자라난 한국 품종 딸기와 할랄 한우를 직접 시식하는 등 '중동 내 한류 확산'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사막에서 맛보는 한국 딸기'…할랄 K-푸드 세일즈
김 여사는 19일(현지시각) 오전 주UAE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할랄 인증 K-푸드 홍보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UAE 내 K-푸드 인플루언서와 현지 유통업체 대표 등 35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수출길이 열린 '할랄 한우'와 스마트팜 기술로 현지에서 생산된 딸기 등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한 옥빛 한복 차림으로 행사장에 도착한 김 여사는 먼저 스마트팜 딸기 부스를 찾았다. 사막 기후인 UAE에서 한국의 설향 딸기를 LED 수경재배 기술로 생산해 낸 양상훈 아그로솔루션코리아 대표의 설명을 들은 김 여사는 직접 딸기를 시식하며 "한국 딸기가 전 세계에서 최고다. 사막에서 생산했다니 놀랍고, 모양도 예쁘다"고 호평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생산 과정을 볼 수 있게 마트에 기구를 비치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현지 마케팅을 독려했다.
특히 김 여사는 최근 양국 정부의 협력으로 수출 빗장이 풀린 '할랄 한우' 홍보에도 공을 들였다. 현지 셰프가 요리한 한우 요리를 시식한 뒤 김 여사는 "식감이 부드럽고 담백하다"며 "소득 수준이 높은 UAE에서 한우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주UAE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할랄 K-푸드 홍보행사에서 볶음면을 시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김 여사는 '매운맛 외교'도 선보였다. 히잡을 쓴 현지인과 나란히 서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시식한 김 여사는 매콤한 맛에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도 "매운데 맛있다. 이렇게 매운 건 쉬면서 먹으면 더 매워서 계속 먹어줘야 매운 기운이 사라진다"면서 웃기도 했다.
특히 김 여사는 현지에서 한국 라면과 식재료가 인기를 끄는 현상을 두고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지기도 했다. 김 여사는 업체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요즘은 전쟁이 (총칼이 아닌) 문화 전쟁 같다. 식문화까지 중동에서 이렇게 인기를 얻고 있으니 너무나 뿌듯하다"고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주UAE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할랄 K-푸드 홍보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외에도 김 여사는 행사장 한편에서 한복을 입고 있던 UAE 여성들을 발견하자 "고우시다"라며 먼저 다가가 손을 잡았다. "저보다 더 잘 어울리신다. 제가 한복을 맞춰 입고 오길 잘했다"며 농담을 건넨 김 여사는 이들과 족두리를 쓰고 기념촬영을 하며 현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폭삭속았수다' 이야기 나누며 중동 미래세대와 한류 토론
김 여사는 전날에는 현지 'Z세대(2000년대 생)' 한류 팬들과 만났다. 아부다비 시내 한식당에서 UAE 대학 한류동호회 학생 10여 명과 오찬을 함께한 것. 이날 메뉴 역시 전날 홍보한 '할랄 한우'를 활용한 찜과 불고기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김혜경 여사가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의 한 한식당에서 UAE 소재 대학생 한류동호회 관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생들의 한국 사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아랍어로 직접 번역해 선물하는가 하면, "한국 드라마 '폭삭속았수다'를 보고 펑펑 울었다"는 학생도 있었다. 한 학생이 "드라마 속 가족애가 UAE 정서와 비슷했다. 제주도 사투리를 듣고 한국의 지역 방언까지 배우고 싶어졌다"고 말하자, 좌중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 여사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경청한 뒤 이재명 대통령의 평소 지론을 소개하며 화답했다. 김 여사는 "문화 교류가 겉으로는 산업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결국 핵심은 '사람과 사람 간의 마음'이라는 게 대통령의 철학"이라며 "여러분이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예정된 시간을 넘기면서까지 학생들과 대화를 이어갔고 "여러분과 함께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아크부대 장병 격려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혜경 여사. 연합뉴스
한편 김여사는 이날 아부다비에서 열린 아크부대 장병 격려 행사에도 이 대통령과 동행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군복을 입고 장병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정재훈기자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