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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소기업M&A시장 성장 가속...신뢰 쌓아야 시장 안착

2025-11-26 17:26

['100년 기업' 새 패러다임 기업승계] 일본 중소기업의 생존 방식 'M&A'<6·끝>


일본은 중소기업 경영진의 고령화로 생산능력과 기술, 지역경제 인프라까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자, 정부·지자체·금융권·경제단체가 나서 10여년 전부터 기업승계·인수합병(M&A)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영남일보는 5차례에 걸쳐 일본 중소기업의 고령화 현황과 가족 승계를 넘어선 제3자 승계 확대,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지원 시스템을 조명했다. 특히 일본의 기업승계가 단순히 '사업을 넘기는 절차'를 넘어 지역경제와 기술 보전, 고용 안정이라는 대승적 목적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고 있는 중소기업 승계정책에 중요한 시사점도 제시했다. 이에 일본의 유력 중소기업 M&A 중개기업 한국 책임자를 만나 중소기업 M&A시장의 필요성과 성숙 과정, 발전 방향에 대한 전망을 들어본다.


요시타케 M&A종합연구소 싱가포르 현지법인 대표. 홍석천 기자

요시타케 M&A종합연구소 싱가포르 현지법인 대표. 홍석천 기자

◆요시타케 M&A종합연구소 싱가포르 현지법인 대표 "AI가 중소기업 M&A의 게임 체인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투자 매칭 정확도와 업무 효율을 높였다. 그 결과 고객을 직접 만나는 시간이 훨씬 늘어났습니다."


최근 일본 M&A시장의 급성장을 이끌고 있는 M&A종합연구소. 요시타케 싱가포르 현지법인 대표는 M&A와 AI 기술의 결합이 가져온 산업 변화를 이 같이 설명했다. 일본 중소기업이 직면한 후계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M&A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AI 기술의 접목은 시장 확대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M&A종합연구소는 2017년 설립 이후 급속한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현재 약 400명의 M&A 어드바이저가 근무하며 M&A 중개를 중심으로 컨설팅·운영리스 등 계열사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을 관할하는 요시타케 대표는 "AI기술을 활용해 M&A 중개시장을 지속 성장 가능한 생태계 구축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 기반 매칭 시스템이다. 회사 내 매칭 부서는 프로젝트마다 적합한 투자자를 찾는 역할을 맡는데, AI가 후보를 선별해 제안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요시타케 대표는 "특정 프로젝트의 특성과 투자자의 조건을 분석해 가장 가능성 높은 후보를 빠르게 추천한다"며 "이를 통해 불필요한 탐색 시간이 줄어들고, 담당자는 고객 대응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가치 설명자료와 투자설명서(Information Memorandum) 작성에 소요되는 인력도 AI를 활용해 업무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그는 "AI는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주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M&A의 핵심은 외형적 발전이 아닌 신뢰의 확대라는 것이 요시타케 대표는 지론이다. 일본에서도 M&A에 대한 선입견은 존재했다. 특히 양수기업에 '팔린다'는 이미지가 불신의 장벽으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그는 "엄격한 내부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를 기반으로 악의적 매수자는 시장에서 배제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이러한 준법 의식과 투명성이 고객과의 신뢰를 키울 수 있고, 이것이 (중소기업 M&A)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수 백 건의 거래 중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꼽은 것은 재무난에 시달리던 기업의 인수합병 성공이었다. 매출과 브랜드는 훌륭했지만 현금 흐름이 악화돼 대표가 연대보증을 떠안고 힘들어 하던 회사였다. M&A종합연구소가 인수자를 연결해 회사와 직원들이 모두 살아났고, 거래 후 대표가 감사 인사를 전했던 순간은 그에게 잊을 수 없을 만큼 짜릿했던 기억이었다.


그는 한국과 동남아시아에서의 M&A 확대 가능성도 높게 봤다. "한국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후계자 부족은 심화되고 있다. 기업을 이어 가는 방법은 사실상 M&A가 거의 유일하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도 인적자원 부족과 성장 욕구가 맞물리며 M&A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의 장기 계획는 분명하다. 요시타케 대표는 "중소기업 전문 M&A 어드바이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향후 단순 중개를 넘어 자기자본투자(Principal Investment) 도 고려하고 있다. 그는 "미래에는 직접 투자자가 될 수도 있다.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시타케 대표는 한국과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미 한국 기업과 관련된 몇 건이 실사 단계에 있다. 한국에서 매각 제안이 온다면 진행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사이토 일본M&A센터 이사. 홍석천 기자

사이토 일본M&A센터 이사. 홍석천 기자

사이토 일본M&A센터  이사. 홍석천 기자

사이토 일본M&A센터 이사. 홍석천 기자

◆사이토 일본M&A센터 이사 "M&A는 회사의 매각·인수가 아니라 인생을 잇는 일"


일본 M&A 업계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경험한 일본M&A센터 사이토 이사는 한국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흐름을 주목하고 있었다. 다만, "모든 시장은 폭발적 성장이 이뤄지기 전에 반드시 부작용을 먼저 겪는다"며 "일본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씨티그룹에서 일하던 사이토 이사는 2012년 일본M&A센터에 입사했고, 지난해 한국지사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그는 "일본(M&A시장)도 성장이 본격화되기 전 '부작용'이 먼저 왔다. 허위 매물, 과장 광고, 정보 비대칭, 수수료 구조 불투명, 실사 부실 같은 문제들이 대표적이었다"면서 "결국 시장이 한 번 흔들리고 난 뒤 자정작용으로 안정을 찾았듯 가파른 성장세에 있는 한국도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많은 사람들이 중소기업의 M&A를 부동산 중개와 비슷하다고 인식하는 것에 대해 사이토 이사는 "일본도 처음엔 '매도자'와 '매수자'를 단순히 연결하는 수준이었다"면서 "시장이 성숙될수록 M&A는 부동산 중개가 아니라 '중매'의 영역으로 가게 된다. 이는 회사를 매매하는 것도 결혼처럼 한 개인의 인생을 건 결정이게 때문이다. 두 회사가 만나 서로의 인생을 잇는 관계를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 만큼 무겁고 섬세한 일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에서 민간영역 보다는 정부 등 공공영역에서의 역할 확대에 대해서도 일본의 경험을 곁들여 설명했다. "일본은 현재 행정 지원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어느 순간부터 '시장 자체의 자생력'을 키우려는 방향으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공공기관의 지원이 초기 시장 형성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지원의존구조'가 장기화되면 시장의 혁신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이다. 일본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 스스로 시장을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M&A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에 대해 "일본도 똑같다"며 웃어 보였다. 도쿄와 지방의 차이는 한국의 서울과 지방 격차와 같기 때문에 지방 M&A 시장 활성화는 훨씬 어렵다. 이유는 분명했다. 지방에서 기업을 하는 사람들도 자녀들이 도쿄로 대학을 가면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가업승계가 단절된다. 한국도 같은 상황이다. 사이토 이사는 "지방 시장을 넓히려면 지역 네트워크 기반 신뢰를 장기적으로 쌓는 방식이 필요하다. 수도권과 지방이 상하관계처럼 움직이면 시장은 확장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M&A시장이 태동기에 들어선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 경영진에 대한 당부도 남겼다. "첫째 M&A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시장에 대한 공부가 선행돼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궁금하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문의하고 상담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중소기업 M&A는) 기업과 기업인의 인생을 잇는 일을 돕는 직업이고, 국가 경제를 성장시키는 '멋진 일'이다. 동시에 자신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분야"라고 자신했다.


사이토 이사는 끝으로 "시장 성장은 기회와 위기가 공존한다는 뜻"이라면서 "일본의 경험은 한국에게 성장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는 길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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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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