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료·교육·반려동물 분야 기술 선보여
전자증명서 및 앱 활용 원스톱 행정 눈길
양치 습관, 상권 활성화 등 일상도 바꿔
9일 대구 수성알파시티내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에서 열린 '2025년 블록체인 융복합타운 조성사업 성과 공유회'에서 더블엠소셜컴퍼니 관계자가 자사의 '시험·평가 신뢰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이승엽기자
대구산(産) 블록체인 혁신 기술들이 베일을 벗었다. 9일 대구 수성알파시티 내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에서 열린 '2025년 블록체인 융복합타운 조성사업 성과 공유회'는 멀게만 느껴졌던 블록체인 기술의 실체와 가능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을 '블록' 단위로 묶어 '체인'처럼 연결하고, 이 데이터를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분산저장해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기술을 뜻한다. 특정 중앙기관 없이도 신뢰할 수 있는 거래 및 데이터 관리가 가능한 게 최대 장점이다. 암호화폐의 핵심 기술로도 꼽힌다.
이날 공유회에 참가한 지역 블록체인 기업들은 디지털 행정을 통한 원스톱 민원 처리부터 의료 및 교육, 반려동물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블록체인이 왜 대구 대표 신산업을 의미하는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중 'B'를 차지하는 이유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환 드림아이디어소프트 대표가 자사의 'GivOn(기부온)'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엽기자
◆블록체인으로 행정 시간·비용 '줄인다'
블록체인이 가장 먼저 적용될 분야로는 단연 행정이 꼽힌다.
<주>루트랩과 디엑스웍스는 블록체인 기반 대구시민 맞춤형 행정서비스 플랫폼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이 서비스는 디지털 자격증명 및 검증 시스템을 기반으로 원스톱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전자증명서와 '다대구' 앱을 연계해 불필요한 신분 확인 과정을 최소화 했으며, 종이서류 기반의 증명서로 인한 데이터 위변조의 위험성도 줄였다. 또 블록체인 기반 증명수단인 디지털배지를 활용해 디지털 시민카드를 발급, 실시간 자격 증명 검증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했다.
그간 민원인이 특정 서류를 떼려면 주민센터 등에 직접 방문해 주민등록증과 초본 등 필요한 서류를 내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제출 서류를 별도로 준비하지 않아도 디지털 자격증명 및 검증을 통해 사용자의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드림아이디어소프트와 이튜는 기부금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민 참여형 디지털 나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들이 개발한 'GivOn(기부온)'은 기부 프로젝트를 한눈에 확인하고, 간편하게 기부하는 데 중점을 뒀다. 기부자에 대한 응원 메시지는 물론, 소통 커뮤니티까지 갖춰 올바른 기부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서비스를 통해 모집중인 봉사활동을 직접 확인해 원하는 날짜에 손쉽게 신청할 수 있다. 단체의 중요한 결정에 대한 참여자 의견 투표도 가능하다.
나눔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도록 랭킹 및 성과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 모든 서비스는 블록체인에 안전하게 기록돼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보장한다고 드림아이디어 측은 설명했다. 지난 9월 출시된 기부온은 불과 두 달 만에 앱 다운로드 누적 3만여건, 앱 사용자 수 2만4천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교육 분야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은 유용해 보였다. 드림빌더는 위·변조가 불가능 한 '학교 문서발급 신뢰체계'를 구축했고, 더블엠소셜컴퍼니는 '시험·평가 신뢰서비스'를 소개해 큰 관심을 끌었다. 이들 서비스는 사업성이 훌륭해 곧 현장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대구 수성알파시티내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에서 열린 '2025년 블록체인 융복합타운 조성사업 성과 공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승엽기자
◆생활 및 산업 혁신 서비스도 '바꾼다'
일상생활과 산업 분야에서도 블록체인 기술 적용이 머잖았다. 토마스톤은 'AI(인공지능) 구강관리 리워드 서비스'를 선보여 주목 받았다. 이 서비스는 AI 기반 구강 촬영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칫솔질 행동을 바꾸는 솔루션이다. 사용자가 양치 후 촬영한 치아 사진을 AI가 분석(플라그 감지) 하고, 올바른 양치임이 검증되면 블록체인 토큰을 자동 지급하는 방식이다. 양치 습관 형성과 현금성 리워드를 통한 보상, 신뢰할 수 있는 구강 데이터 확보와 지역사회 의료비 절감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지역 상권 활성화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날 <주>푸딩은 블록체인 기반 소상공인 상생 플랫폼을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주문과 포인트 적립, 등급에 따른 쿠폰 제공 등을 원스톱으로 구현해 지역 내 경제 순환을 유도한다. 현재 메인 페이지와 주요 기능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이 밖에도 디엑스웍스는 '지속가능한 순환 안경 제품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제품여권(DPP) 플랫폼'을, 투비스는 '환자 중심 재활의료 이력 분산저장 서비스'를 각각 공개해 호평을 받았다.
◆반려동물산업도 블록체인 '열풍'
반려동물 및 콘텐츠 분야에서도 블록체인을 통한 혁신은 이어졌다. 니어네트웍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반려견 마이크로칩 관리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의 생애 건강이력관리와 함께 최초 등록 기반 영구 신원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스마트 헬스케어와 보험을 연동해 AI 기반 반려동물 건강 종합 서비스도 제공한다. 사용자는 반려동물의 진료 관리와 이력은 물론, 진료 예약 및 조회, 보험 적용 여부까지 자유롭게 확인할 수 있다.
비욘디는 반려동물 등록번호를 기반으로 한 신원인증 인프라인 'AI 기반 반려동물 분산신원인증(DID·Decentralized Identity)' 서비스를 구축하고, 보호자 중심의 데이터 통합이 가능한 반려동물 모바일 신분증 '마중패스'를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반려동물 통합플랫폼 '마중'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멜라카는 웹에서 슬라이드와 비디오를 간편하게 제작 및 편집할 수 있는 미디어 AI 콘텐츠 소프트웨어(SW) '그래피툰(GRAPHYTOON)'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진회 정보통신정책관은 "대구의 블록체인 기업 수가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들었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점도 돋보인다"면서 "대구 기업들이 중앙 혹은 해외에 진출할 때 과기부가 앞장서서 활로를 찾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승엽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