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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人사이드] 개청 50년 첫 여성청장 윤경자 대구조달청장…“현장에서 기업 성장 디딤돌 되겠다”

2025-12-15 17:19

지방 청장으로 이례적 강도 높은 현장 행보
기업 현장 애로 경청 제도개선 건의 역할
지역 기업과 동반성장토록 기관 인식 개선도

윤경자 대구조달청장이 지난 9일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취임 100일 소회를 전하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윤경자 대구조달청장이 지난 9일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취임 100일 소회를 전하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윤경자 대구지방조달청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1975년 대구조달청 개청 후 50년 만의 첫 여성 청장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대구로 온 윤 청장의 걸음은 줄곧 현장으로 향했다. 본청에서 중소기업 지원 핵심 조직인 조달성장지원과장으로 조달기업의 성장·지원에 앞장서 왔던 전문성을 살려, 기업현장의 애로를 듣고 지원 방안을 만들기 위함이다.


취임 100일 중 30회에 이르는 기업·기관 방문과 미팅 등 현장 일정을 소화했다. 지방 조달청장으로는 이례적인 강도 높은 현장 행보다.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한 1인 조달 기업이나 혁신조달제품 기업에 공공조달시장 판로를 넓힐 수 있도록 제도를 소개하고, 기업지원기관에는 조달혁신제품 이해를 돕고 나아가 실질적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홍보맨'을 자처했다.


현장에 답을 둔 행보를 펼치면서도 다른 축으로는 지역 국제행사 경주APEC의 성공 개최를 납품 계약 관리로 지원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국가전산망 화재 때는 대금지급 수기 매뉴얼을 즉시 배포하고 전직원을 대금지급 업무에 투입하는 리더십으로 지역 중소기업들이 자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신속한 판단을 토대로 한 행정의 묘미를 살렸다.


"지역 기업들이 조달청 문을 편하게 두드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대구청에 온 이유"라고 대구청 부임 의미를 스스로 '기업 지원'에 부여한 윤경자 대구지방조달청장을 지난 9일 만났다. 그는 그간 만나왔던 대구경북 기업인들의 기술개발 의지와 혁신성 높은 제품을 소개하면서 한껏 신이 났고, 그럼에도 수도권 기업과 규모나 가격에서 경쟁력을 잃고 소외 받는 어려움에는 함께 속상해 했다. 현장에서 확인한 과제들이 많아서인지 그는 "마음이 급하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100일, 어떤 시간을 보냈나


"지역 기업이 공공 조달시장에서 판로를 넓힐 수 있도록 제도를 소개하고 현장 애로를 듣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현장을 다니면서 우수 기술력을 갖춘 대구경북 강소기업을 많이 만났고 기업인들의 열정과 잠재력도 확인했다. 공공조달시장 진입과 성장 정책의 필요성을 체감한 만큼 공공조달이 기업 성장의 디딤돌이 돼야 한다는 책임감 또한 느낀 시간이었다."


▶현장을 찾거나 지원기관과 소통 행보를 보여왔는데.


"취임사에서 고객(공공기관 및 조달기업)과 접점에 있는 현장 중심 조직으로 지방청 역할을 강화하고 국가 주요 사업을 적극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지방청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조달행정 목표가 지역 기업의 동반자로 기업 성장 발판 마련에 두는 만큼, 기업 현장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문제를 확인해야 해답도 찾을 수 있는 의미에서 기업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 기관과 소통을 강화한 것도 여러 기관에 흩어진 정부지원 제도를 기업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함으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 궁극적으로는 공공 조달 판로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 눈높이에서 호흡하고 지속적인 컨설팅·제도 지원으로 지역공동체로 함께 성장하고 싶다."


▶기억에 남는 기업인이나 인상 깊었던 사례가 있다면.


"우리 지역 기업이 갖고 있는 뛰어난 기술력과 차별성,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에서 지역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기술력과 혁신성이 뛰어나지만 규모가 작아서 혹은 뛰어난 아이디어에도 품질규격 검증이 어려워 판로를 찾지 못하는 사장님들의 어려움을 들을 때는 너무 속이 상하는 게 사실이다. 얼마 전 만났던 전기차 화재 대응에 쓰이는 질식포 제조사의 경우 뛰어난 품질력으로 혁신 제품에 지정돼 정부 공공기관 구매 성과를 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구경북 지자체나 기관에서 구매로 이어지진 않았다. 정부 연구개발지원사업에 선정될 만큼 품질력을 인정받았지만 동종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싼 이유로 지역 공공기관으로부터 외면받는 현실 앞에서 '대구경북 조달시장은 포기했다'는 사장님의 푸념이 생각난다. 대구경북 기관들은 동종 제품 대비 가격이 비싼 혁신제품이나 아이디어 제품 구매에 다소 보수적이다. 지역 조달기업 제품 구매로 지역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임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태도를 위한 방안이 있다면.


"지역특화산업이 혁신제품 생태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구경북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참여와 혁신제품 구매 의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혁신제품 구매 필요성을 설명하고 지역 신산업 기술을 혁신제품으로 적극 발굴해 정부·공공기관에 실증 기회(현장 테스트 기회)를 제공해 초기 시장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실증 결과가 시범 구매로 연결되는 구조를 마련하면 공공부문에서의 '첫 구매'를 통해 초기 매출 확보 및 공공시장 확산 단계까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취임 후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의미 있는 성과는.


"우선, 국제행사 경주APEC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했다. 공공조달 납품 과정에서 한 치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도록 경주시와 협력 체계를 유지하며 철저히 계약관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APEC에서 지역 기업 115곳이 공공조달시장을 통해 11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납품을 완료해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됐다. 국가전산망화재 때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자금 지출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이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수기로 대금지급 업무를 지원했고, 온라인 평가를 수기 평가로 즉시 대체하고 제안서 평가장 확충 등을 통해 주요한 국가정보화사업이 연내 체결될 수 있도록 조치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지난 3월 발생한 경북 산불로 기업 피해가 심각해 공공조달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피해 기업에 규제를 완화하고, 2단계 경쟁 한시적 유예제도를 마련하고 안동시와 협업해 피해기업 제조 제품에 대한 공공구매 판로확보 등을 적극 지원해 공공조달 역할을 수행했다."


▶앞으로 중점 추진할 목표와 해결 과제가 있다면.


"지방조달청의 중요 역할은 지역 공공기관이 필요로 하는 물자를 적기에 신속히 공급하는 것과 우수한 지역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공공조달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점프할 수 있도록 현장 접점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AI 등 신성장 산업을 견인하는 혁신조달 활성화와 품질·가격 등 기본에 충실한 공공조달 운영, 소통·신뢰·협력 기반 조직문화 정착을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그래서 내부적으로는 신속한 고객 응대와 전문적 구매 상담, 계약 처리 소요시간 단축, 계약분쟁발생시 신속해결을 지원할 수 있도록 내년에 학습동호회 활성화나 제안제도활성화로 직원 역량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밖으로는 지역사회 협력 강화로 지역 실수요를 창출하고 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마련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싶다. 특히 공공조달시장에 적합하지 않은 희소성·비규격화 제품은 중소벤처기업부 등 타 부처 혁신제품 지정제도를 활용하며 R&D(연구개발)사업은 창조경제혁신센터, 테크노파크, 대학 산학협력단 등 기업에 맞는 부처와 연결하는 것도 우리 몫으로 보고 뛸 생각이다."



윤경자 대구조달청장이 9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100일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윤경자 대구조달청장이 9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100일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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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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