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2021년부터 ‘골목경제권 조성사업’ 추진
상권당 최대 1억5천만원 들여 3단계 사업
골목상권 공동체 39개소 탄생,
중기부 ‘골목형 상점가’ 45개소 확대 효과
지난 19일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대구에서 열린 '2025년 골목경제권 조성사업 성과공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1. 1980년대부터 대구 중구 명덕네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된 남산동악기점골목은 각종 클래식악기와 음향기기, 음악 학원 등 대구에서 악기 관련 업체가 가장 밀집한 상권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온라인 상거래가 활성화하면서 다른 소매상권과 마찬가지로 침체일로를 걸었다. 이런 남산동악기점골목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담벼락에는 악기 이미지와 장인 캐릭터를 결합한 벽화가, 보행로에는 악기 디자인의 공공디자인이 조성됐다. 특히, 상인들의 요구로 올해 처음 열린 '남산썸머사운드' 인디밴드 축제에는 2천700여명의 관객이 찾는 등 대성황을 이루며 골목의 생명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2. 대구 북구 칠곡지역에서 2천500세대 규모 아파트 및 빌라를 배후로 둔 매전로 벚꽃거리는 안정적인 고정 고객층을 갖췄지만, 특색 없는 외관 및 접근성 문제 등으로 외부 방문객 유인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3년부터 사계절 내내 벚꽃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테마거리를 조성하고, 홍보영상 제작 및 서포터즈 운영 등 다각적인 사업을 통해 상권 접근성을 높인 결과, 골목의 브랜드 정체성과 방문객의 체류 시간 등이 동시에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대구 경제의 모세혈관인 '골목상권'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2021년부터 대구시가 추진해 온 '골목경제권 조성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보이면서다. 특색 없던 골목들이 색깔과 체계를 갖추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골목경제권 조성사업으로 탄생한 '골목상권 공동체'는 39개소에 달한다. 올해는 상인동 먹자골목, 교동연합골목, 동성로 로데오골목 등 3개 골목상권이 신규로 조직됐다.
대구시는 2021년부터 전국 최초 골목상권 단계별 부흥 프로젝트인 골목경제권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사업은 골목상권 공동체를 중심으로 조직화와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사업은 3단계로 구성됐다. 1단계는 신규 조직화 및 공동마케팅으로 상인회 구성 및 역량강화 등이 진행된다. 2단계는 상권 특성별 회복지원, 활력지원, 우수상권 후속지원, 소규모 축제운영 등을, 3단계에서는 민간기업 협업을 통한 상권 활성화가 추진된다. 상권당 최대 1억5천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시는 그간 신규 조직화 89개소, 안정화 49개소, 특성화 8개소 등 총 146개소(중복포함)를 지원했다.
사업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과 경쟁력을 갖춘 골목상권이 중소벤처기업부의 '골목형 상점가' 지원사업에 도전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되면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가능해지고, 정부 지원사업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사업 추진 전인 2020년 3곳에 불과했던 지역 골목형 상점가는 현재 45곳으로 15배 늘었다.
대구시와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은 지난 19일 그랜드호텔대구에서 '2025년 골목경제권 조성사업 성과 공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 공유 및 유공자와 우수 골목상권 시상을 진행했다. 올해 대상은 남산동악기점골목에게 돌아갔으며, 최우수상과 우수상은 각각 매전로벚꽃거리와 내당제일골목이 차지했다.
윤정희 대구시 민생경제과장은 "골목경제권 조성사업은 전국 유일의 단계별 맞춤형 골목 활성화 사업으로 달서구 이곡으뜸골목, 남구 물베기골목 등 명품 골목상권을 발굴·육성하는 성과를 냈다"면서 "내년부터는 개별 점포에도 키오스크 지원 등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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