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영남일보 DB
2021년 사기죄로 교도소에 복역한 뒤 2022년 9월 출소한 A(32)씨. 2023년 6월 소개팅 어플을 통해 알게 된 한 여성과 교제를 시작했다. 그해 말부터 이 여성과 대구 달성군 자택에서 동거를 이어나갔다. 사실 A씨에겐 다른 꿍꿍이가 있었다. 동거녀를 이용해 사기를 쳐 돈을 가로채기로 마음먹은 것. 범행 대상은 동거녀의 모친 B씨. 모친의 지나친 간섭에 지친 동거녀가 가족과 연락하지 않은 점을 악용했다. 범행 방법은 단순했다. 딸이 사채, 일수 등 대출을 받게 돼 그 돈을 갚아야만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짰다.
A씨는 2024년 2월 한 대부업자에게 연락해 동거녀 명의로 3천560만원을 빌렸다. 이후 B씨가 관련 내용이 담긴 우편물을 받게 됐고, A씨에게 딸의 소재를 물었다. 하지만, A씨는 동거녀가 부산에 있는 다른 남자와 살며 사채를 쓴 것 같다고 B씨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모두 해결하겠다며 안심시켰다. 곧장 A씨는 가짜 차용증들을 만들어 실제 빌린 돈보다 더 큰 금액을 B씨에게 알려주며 돈을 받아 챙겼다. 그렇게 가로챈 금액만 2024년3~9월 총 27차례에 걸쳐 2억9천740만원이다.
A씨의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2024년 11월 동거녀와 헤어졌음에도 이 사실을 모르는 B씨를 상대로 또 사기를 쳤다. 2024년 12월 A씨는 "또다른 사채업자에 대한 (동거녀의) 채무 사실을 빼먹었다"는 메시지를 B씨에게 보냈다. B씨가 사채업자를 고소하겠다고 하자, A씨는 "고소하면 역풍맞는다" "대화가 되는 이들이 아니다" "온몸에 문신을 했다"는 말로 겁박했다. B씨는 그렇게 또 5천만원을 A씨에게 건넸다.
지난해 3월엔 자신의 지인인 '일수업자'를 끌어들여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이 일수업자는 B씨에게 "2023년 12월 딸이 2천만원을 일수로 빌려 갔는데 갚지 않아 전화했다. 갚을 의사가 없으면 소장을 접수하겠다"고 협박했다. 겁을 잔뜩 집어 먹은 B씨는 채무를 확인할 새도 없이 2천만원을 내줬다.
대구지법 형사8단독 김미경 부장판사는 사기, 사문서위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수사보고서와 진술 조서, 송금 및 문자 내역 등을 통한 모든 증거 요지와 양형 조건들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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