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웅기자<사회1팀>
대구 동구 안심뉴타운에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들려온 반응은 명확했다. "그래도 뭐라도 생기니 다행이다."
이케아 입점 무산이라는 '희망고문'을 겪었던 동구 주민들에게 이번 발표는 단순한 쇼핑몰 유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신서혁신도시와 안심 일대 주민들은 이번 소식을 고립된 생활권에서 탈출할 마지막 비상구처럼 여기는 분위기다. 여기엔 밤이면 정적만 흐르는 '도심 속의 섬'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절박한 정서가 깔려 있었다.
그간 신서혁신도시는 '섬'이라 불려왔다. 큼지막한 공공기관 건물들이 들어섰지만, 정주여건이 약해 주민들 일상은 주변과 단절됐다. 외식이나 문화생활을 하려면 수성구나 시내로 나가야 했다. 혁신도시 초입에 위치한 안심뉴타운이 마주한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울렛 입점 소식을 향한 주민들 요구는 꽤나 구체적이다. 단순히 쇼핑백을 들고 싶다는 욕망보다 "대중교통이 필요하다" "도로부터 먼저 닦아야 한다"는 정주여건 개선에 방점이 찍혔다. 주민들은 그간 지지부진했던 동구의 기반 인프라를 이참에 제대로 구축해 섬과 육지를 이어야 한다며 아우성이다.
일각에선 냉소적인 평가도 나온다. 아울렛이라는 오프라인 콘텐츠 자체가 이미 한물갔다는 지적,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아울렛조차 주변 환경 변화를 끌어내지 못한 채 '섬 속의 섬'에 그칠 것이란 시선도 있다.
이 '고립의 벽'을 허무는 핵심은 콘텐츠에 있다. 주민들이 갈망하던 문화·체육·여가활동이 가능한 '복합문화시설' 기능을 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동구의회가 제기한 종합체육시설 건립 구상을 포함해, 주민들이 슬리퍼를 신고 나와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운동하면서 이웃과 교감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 그래야 아울렛은 비로소 '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담대한 설계는 동구청과 구민의 노력만으론 불가능하다. 도시철도 연장, 광역교통망 재설계 등 대구시의 거시적인 행정 지원이 필수적이다. 복합시설 추진에 대한 기획도 마찬가지다.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해 혁신도시의 정주여건을 입체적으로 설계할 안목도 절실하다.
이제 공은 행정과 지역사회 전체로 넘어왔다. 아울렛이 혁신도시라는 고립된 섬을 깨우는 복합문화의 거점이 될지, 아니면 그저 화려하기만 한 또 다른 고립지로 남을지는 이제부터 시작될 입체적인 행정 설계와 모두의 협력에 달렸다. 빈 공간에 '무엇'이 들어오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그 '무엇'을 주민의 삶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잇느냐다. 최시웅 기자<사회1팀>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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