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아인협회 대구시협회 산하 대구수어교육원의 온라인 수어 기초과정 수업. <수업 화면 캡처>
"'안녕하세요'는 단어 두 개가 결합된 거예요. '잘'이라는 단어와 '계시다'라는 단어가 합쳐졌어요. 왼손으로 주먹을 살짝 쥐고 오른손을 핀 상태로, 왼손을 오른쪽 팔꿈치에서 주먹까지 쓸어내려요. 다음으로 가볍게 쥔 양손을 고개를 숙이며 내리면 됩니다. 수어에서 인사는 이 표현 하나뿐이에요. '반갑다'는 손가락을 살짝 굽혀 양손을 엇갈리게 위아래로 흔들면 되는데, 이 때는 표정도 반갑다는 표정을 지어줘야 해요."
손과 손가락이 춤을 췄다. 폈다 접기를 반복하고 활짝 웃는 표정을 지었다. 현란한 손동작을 풀어 써보니 이런 문장이 완성됐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지난달 대구수어교육원의 온라인 수어 기초과정 강의를 수강했다. 첫 수업으로 농인과 수어에 대한 이해를 마치니, 다음 수업부터는 가장 기본이 되는 '인사'를 배울 수 있었다. 특히 표정이 중요했는데, '반갑다'는 같은 동작이라도 무표정하게 손만 흔들면 기계적인 메시지가 된다. 감정이 담긴 표현은 그 감정에 맞게 표정을 지어야 한다고 했다.
'말하는 순서대로 손을 움직이면 문장이 완성되겠지'란 생각과 달리, 음성언어와 문법 체계가 달라 수어 고유의 문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했다. 예컨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문장을 수어로 번역하면, '돕다'라는 의미의 동작이 먼저 나오고 '무엇?'이라는 표현이 뒤따른다. 눈썹을 치켜뜨고 손을 현란하게 움직이니 처음엔 쑥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과감해졌다. 화면 속 강사의 손짓을 거울삼아 홀로 손을 내저으며 배웠지만, 낯설면서도 직관적인 언어가 주는 생경한 즐거움이 소리 없는 세계로 깊숙이 끌어당겼다.
한편 대구수어교육원은 한국농아인협회 대구시협회 산하 기관으로 2024년 개관해 다양한 수어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 강좌를 개설해 매월 수강생을 모집 중이며, 현장에서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대면 강좌도 이달 중으로 개강한다. 올해 교육원은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들을 준비 중이다. 먼저 한국수어 문법을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는 특별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7월에는 1박2일간 농인과 청인이 수어로 소통하는 '한국수어캠프'를, 올 가을에는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수어를 접할 수 있는 '한국수어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한다. (053)623-9929
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