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산시청에서 만난 최상기 경1리 이장이 행정심판 인용 재결 이후에도 경산시가 후속 고시를 미루고 있다며 즉각 고시를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18년 동안 먹어 오던 밥상을 하루아침에 뺏어가면 누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9일 경산시청에서 만난 경산시 남산면 경1리 최상기 이장은 생활폐기물 위생매립장 주변영향지역 결정과 관련해, 행정심판 인용 재결 이후에도 경산시가 후속 고시를 미루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최 이장은 "행정심판에서 경산시가 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후속 고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경리(경1·2리) 주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산시에 따르면 경리 지역은 2006년 1차 주변영향지역 고시 이후 18년간 주민지원사업 대상에 포함돼 왔으며 2022년 경리마을 주민들은 세대당 연평균 428만원의 지원 혜택을 받아왔다.
그러나 경산시가 지난해 6월 실시한 생활폐기물 위생매립장 주변영향지역 2차 고시에서 "매립장으로부터 2km 밖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경리 지역을 제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로 인해 2022년 기준 전체 591세대 가운데 약 180세대가 주민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고, 이 중 경리(경1·2리) 주민은 113세대에 달한다.
경리 주민들은 이에 즉각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같은 해 11월 '인용' 재결을 받아냈다.
주민들은 행정심판 재결서에 △침출수 관로가 경리 마을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 △1차 고시 당시 심미적·정신적 피해까지 고려됐다는 점 △경리 지역의 평가 점수가 일부 2km 이내 지역보다 높다는 점 등이 명시돼 있다며 "경리 지역이 실질적인 주변영향지역임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 이장은 "연간 마을당 약 20억원에 달하던 지원금이 끊기면서 마을 공동사업은 물론 어르신 복지사업, 환경개선 사업까지 모두 중단됐다"며 "행정 판단 하나로 주민들의 일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경리 지역은 2006년 1차 고시 당시부터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영향지역으로 포함돼 왔다"며 "주민지원협의체 활동과 각종 주민지원사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했고 매립장 관련 논의 때마다 당사자 지역으로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을 때는 문제가 정리됐다고 생각했다. 시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점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것 아니냐"며 "하지만 고시는 취소됐을 뿐 다시 환경상 영향조사를 해야 한다며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산시는 "폐기물시설촉진법에 따라 2km 이내 주민과 2km 밖 주민 간 이해관계 충돌에서 비롯된 사안"이라며 "행정심판 재결의 취지는 주변영향지역 결정 절차를 다시 거쳐 새로 결정·고시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환경상 영향조사와 주민지원협의체 협의 등 법적 절차를 생략할 경우 재결 취지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고시 취소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경산시는 주민지원협의체가 선정한 전문 연구기관을 통해 환경상 영향조사를 진행 중이며 오는 9월 말까지 조사를 마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10월 중 주변영향지역을 재고시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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