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붕괴 외지업체 무분별 공급 원인
외지업체 사업만 하고 떠나 피해는 지역몫
지역업체 배정 물량 30% 이상 이뤄져야
차기 대구시장, 건설산업 성장 정책 공약화
조종수 대한주택건설협회 대구시회장이 11일 윤정혜 기자
과공급·미분양으로 촉발된 부동산경기 침체로 고사위기에 내몰린 대구 건설업계가 공급 물량 조절과 지역 업체 참여 확대를 위한 강력한 행정력을 주문했다. 호황기에 무차별 열어둔 문으로 외지업체의 '공급 폭탄'이 이뤄지면서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몫으로 남아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대한주택건설협회 대구시회는 11일 '주택건설 기반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마련한 토론회에서 이같은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는 대한주택건설협회 대구시회 조종수(서한 대표이사 회장) 회장과 이호경 부회장(대영리츠건설 대표이사), 정희원(동화건설 대표이사)·이승현(동서개발 대표이사)·최동욱(한라공영 대표이사) 이사와 대영레데코 송원배 대표가 함께 했다.
조종수 회장은 "건설업은 지역 경제 밀착산업으로 지난 10년 간 지역 (건설)기업에 기회가 없었다. 업체들이 버텨야 고용을 유지하고 하도급을 이어갈 수 있다"며 "관급이든 정비사업이든 개발사업에서 지역 업체에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특히 주택경기 침체 원인으로 지목된 미분양에 대해 "외지업체들이 4~5년 전 많은 공급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낸 게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의 연도별 분양·입주물량 추이 <출처 대영레데코>
실제로 대구 공급(분양)물량은 2018년 2만1천59세대, 2019년 2만8천193세대, 2020년 3만726세대, 2021년 2만4천176세대로 4년간 10만4천154세대다. 연간 적정 수요가 1만3천세대 임을 감안하면 4년 동안 5만2천세대의 과공급이 이뤄진 셈이다. 2023년 미분양(1만3천565세대)을 기준으로 외지업체 물량이 전체 93%에 달했다. 지역 건설사는 1천여 세대(7%)에 그쳤다.
외지업체의 '공급 폭탄'은 지역 미분양을 양산하며 주택가격을 가파르게 끌어내렸고, 대구는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기준으로 2월1주 현재 114주 연속 하락을 겪고 있다.
대구시의 강한 행정지도가 담보되지 않으면 건설산업 성장이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 속 건설업계는 공급물량을 앞으로는 조절해야 한다는 공통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대구시회 이호경 부회장이 대구 건설산업 성장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고 차기 대구시장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고민을 해야한다고 밝히고 있다. 윤정혜 기자
이호경 부회장은 "외지업체가 함부로 지역에 들어와 사업만 하고 떠나버리는 구조를 바꾸는 체질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업계 힘만으로는 힘들다.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내면서 차기 대구시장 후보들은 공약을 통해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동욱 이사 역시 반복되는 주택시장 붕괴는 무분별한 공급 과잉으로 진단하고, "대구시가 공급물량을 적정 수준으로 제한해야 하고, 지역 건설업체와 전후방 관련 업체 및 하도급 비율을 높이는 행정지도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주택 공급은 외지업체가 90%를 독식하고 있는 만큼 사업승인 단계나 조합 설립 허가 단계에서 지역 업체 비중을 높일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산의 경우 지역 건설업체 활성화를 위해 하도급 인센티브를 지난해부터 6%에서 최대 15%로 2배 이상 확대해 지역 건설업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서울과 지방 부동산정책 이원화도 해결할 숙제로 꼽혔다. 송원배 대영레데코 대표는 "서울과 지방의 시장 온도차가 큰 만큼 정책 역시 달라야 하는데 현 정부에서 (지방)배려가 전혀 없다. 준공후 미분양의 80%가 지방이지만 대책 없이 서울 공급 방안만 내놓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대구시회가 11일 대영레데코에서 '주택건설 기반 지역경제 살리기 방안 토론회'를 열고, 공급 물량 조절을 위한 강력한 행정지도를 주문했다. 윤정혜 기자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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