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대구·경북을 비롯한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 광역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이 2월 임시국회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관련 법안은 본회의 처리만 남겨둔 채 통합 범위와 시기, 권한 이양 수준 등을 둘러싸고 막바지 조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이하 TK통합특별법)은 대구경북통합특별시의 경제 발전과 지방분권 실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통·산업·복지·안전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생활·경제권을 하나로 묶어 대구경북이 한반도 신경제의 중심축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상임위를 통과한 많은 특례 항목 가운데 경북에서 눈여겨볼 만한 조문을 다시 살펴본다.
◆ 신규 특례 135개 추가…391개 조문으로 구성
경북도에 따르면 TK 통합 특별법안은 현재 391개 조항으로 정리됐다. 당초 대구시와 경북도가 건의한 335개 조문 중 256개 조문이 반영됐고, 신규 특례 조문 135개가 추가됐다. 특히 정부 협의 과정에서 불수용 또는 수정 의견이 제시됐던 조항 가운데 양 시·도가 추가 반영을 요청한 핵심 특례 28건이 소위 심사 과정에서 반영됐다.
통과된 특별법 내용을 살펴보면, 통합특별시의 권한과 자율성을 확대하는 내용이 폭넓게 반영됐다. △통합특별시의 위상과 자치권 강화 △경북 북부 지역 등을 포함한 균형발전 △시·군·자치구의 권한 강화 등 양 시도가 기본 방향으로 설정해온 주요 내용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또한 산업단지와 관련한 특례, 인공지능 산업육성, 에너지산업 정책, 세계한류역사문화중심도시 조성 특례 등 핵심적인 사안들이 추가 반영되면서 특별법의 의미와 기대를 높이게 됐다.
◆ 투자진흥지구와 글로벌 미래특구 지정
글로벌 미래특구 상상도. AI생성
다양한 특례 조문 중에는 산업 육성과 관련한 사항이 대거 포함됐다. 투자진흥지구와 글로벌 미래특구 지정이 대표적이다. 통합특별시장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일부 지역을 투자진흥지구와 미래특구를 지정·해제할 수 있게 된다. 투자진흥지구 관리 역시 통합특별시장이 맡는다. 물론 기본계획심의회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하지만 지구·특구 지정과 수정 권한을 이양받아 해당 사업을 지역 특성에 맞춰 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글로벌 미래특구는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최첨단·친환경 도시'를 표방한다. 아무 곳이나 지정할 순 없고 공항·항만 또는 첨단산업단지 등과 연계돼 선진·국제화 등에 유리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TK신공항 또는 영일만신항 인근이 유력한 특구 후보지인 셈이다.
통합특별시는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조례에 따라 지역에 투자하는 기업에 고용보조금·교육훈련보조금 등도 지급할 수 있다. 항만·철도 등 광역 물류 인프라와의 연계성이 우수하거나 대규모 제조시설 가동을 위한 기반여건의 조성이 필요한 지역을 대상으로 행정·재정적 지원의 우선 제공도 가능해진다. 연구개발특구의 경우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지정을 요청할 수 있다.
지방이전 기업에 대한 재정지원에 관한 특례도 눈길을 끈다. 조문에 따르면 국가는 통합특별시로 이전하거나 사업장을 신설·증설하는 기업에 대해 우대 지원할 수 있다. 국내 복귀기업과 지역투자 외국인에 대한 자금 지원도 마찬가지다.
◆신성장산업 육성 넘어 세계 문화예술 수도로 발돋움
구미라면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라면을 구매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산업·과학기술·신산업 육성 분야에선 2차전지사업 육성에 관한 특례가 돋보인다. 앞으로 국가는 통합특별시를 2차전지 산업의 국가전략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게 된다. 먼저 국가계획에 해당 산업 육성을 포함시키고 관련 연구개발, 실증·시험, 성능·신뢰성 평가 인프라를 구축키로 했다.
2차전지 원료·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및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한 특화사업도 추진한다. 전문인력의 양성과 그들의 지역 정착을 위한 특화 지원사업도 가능해진다.
이 외에도 △미래첨단산업 산학협력 촉진 △인공지능 반도체 도시 실증지구 조성 △드론특별자유화구역의 지정에 관한 특례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의 지정 등에 관한 특례 △국가로봇 테스트필드 운영 특례 △과학기술혁신 전담기관 설치 △지능정보화 선도사업 거점지구의 지정 등에 관한 특례 등이 반영됐다.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책임질 신성장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낙후지역 발전에 관한 특례와 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항목도 빼놓을 수 없다. 통합특별시장은 지역 내 격차 해소와 낙후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시책을 수립하고 우선적으로 지원해 한다는 조문이 그대로 포함됐다. 지역균형발전 사업시 국가의 행정·재정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문화 분야에서는 '세계 문화예술 수도' '세계 한류 역사문화 중심도시' 조성 핵심이다. 국제규모의 공연은 물론 역사·전통·문화예술·관광축제를 통해 통합특별시가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신라·가야·유교 역사문화자원을 연계하는 역사문화벨트 조성과 △울릉군 규제자유섬 지정에 관한 특례 △야간관광도시 육성도 눈여겨 볼 사업들이다.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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