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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족 마을 어린이. 6·25 전쟁당시 길에 앉아 국수를 먹고 있는 한 소녀 사진과 오버랩된다. |
몽족은 나라 없는 유랑민족이다. 이들은 19세기 중반 티베트, 윈난, 쓰촨, 꾸이주 등 중국 서남지역에서 이주해왔다. 중국에선 먀오(苗), 태국에선 메오, 베트남에선 몬타나족 등으로 불린다. 이들은 현재 중국, 태국, 베트남을 비롯해 라오스, 미얀마 북부 고산지대에 소규모 마을을 이뤄 살고 있다. 인구는 모두 합쳐 700만명이 넘는다.
몽족은 중국 내 또 다른 소수민족인 라후족과 함께 멸망한 고구려인의 후손이라는 설이 있다. 중국 사서인 구당서에는 당나라에 끌려간 고구려포로 20만명중 그 일부가 장강(양쯔강)과 회하이남(현 윈난성, 꾸이주성 일대)으로 유폐됐다는 기록이 있다. 이 사서를 바탕으로 쓴 김병호의 소설 '고구려를 위하여'에는 고구려 유민들의 슬픈 이야기가 담겨있다.
라오스의 몽족은 20만명 정도다. 베트남 전쟁당시 미국은 몽족의 독립과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는 조건으로 몽족 장정들을 용병으로 활용했다. 인도차이나반도가 공산화된 뒤 상당수는 태국을 거쳐 미국 등지로 피신했다. 그러나 현지에 남아있던 몽족 전사 수만명이 공산정권에 의해 살해되고, 지금도 몽족 마을과 주민들은 정권의 표적이 돼 감시를 받고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베트남 전쟁이 끝난지 3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라오스 일부 정글에서 몽족 전사들이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이달 초 라오스 루앙프라방과 방비엔 사이 코쿤 몽족마을이란 곳에서 이들을 만났다.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아이들의 선한 눈매가 정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마을에선 닭과 염소는 물론 돼지도 길 가에 풀어놓고 기른다. 주민들은 대개 화전을 일구거나 사냥을 하는 등 자급자족 생활을 한다. 다른 민족과의 통혼은 거의 없고 일부다처제이며, 씨족중심사회다. 집은 대나무 등을 엮어 만든 목조가옥 형태다. 현지 가이드는 몽족 마을 내 전통가옥 내부촬영을 못하게 했다. 혹 공안당국에 걸려 시비거리가 생길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국제구호단체가 설치한 공동수도시설이 마을 한 복판에 있었다.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이곳이 관광객들에게 동물원 같은 구경거리가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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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처녀들이 목욕을 하던 중 갑자기 카메라를 들이대자 부끄러워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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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티없이 맑게 웃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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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만난 한 여인이 양 팔에 어린아이들을 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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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할머니가 웃으며 걸어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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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방목하고 있는 염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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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 몽족 어린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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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쿤 몽족마을에서 소년들이 뛰어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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