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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유학생활의 마지막 해였던 2006년 9월16일 토요일, 파리 세바스토폴 대로에는 신나는 음악과 춤추는 사람들 사이로 형형색색의 종이꽃과 반짝이는 비눗방울들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이삼십대의 젊은이들 사이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백발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신사복을 차려입은 중년 남성들과 장단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는 한 무리의 무장경찰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절로 감탄사를 내지르게 한 유쾌한 풍경이었다.
테크노 파라드(Techno Parade)는 프랑스에서 매년 6월21일에 열리는 음악축제(FETE DE LA MUSIQUE)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거리음악축제이다. 매년 9월 어느 토요일 각 음반회사에서 지원하는 무대와 음향시스템을 갖춘 대형 컨테이너 차량 행렬이 앞서고, 세계에서 모여든 200여명의 DJ가 즉흥적으로 들려주는 전자음악에 맞춰 수십만명의 군중이 춤추고 환호를 내지르며 파리 시내를 횡단하는 말 그대로의 퍼레이드 축제이다.
1998년 소규모로 시작되어 13년의 역사를 지니며 현재에도 진화하고 있지만, 그 초기에는 환영을 받지 못했다. 축제로 인해 발생하는 오물과 기물파손, 교통체증과 소음으로 인해 폐지가 고려되기도 했다.
소수가 즐기는 문화에 대해, 간혹 저급문화로 매김된 대중문화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 존재하는 것은 그곳도 한국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소수 문화를 다수가 더불어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발전케 한 것은 일방적 배척이 아닌, ‘다름’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정신과 다양성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행동으로 옮겨진 것이라 보인다.
세대고하를 막론하고 환한 웃음을 띤 얼굴로 축제를 즐기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가 쉽게 입으로 내뱉으면서도 진정을 담지 못한 관용의 자세에 대해 무언의 일침을 가하는 것 같았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에 바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나’가 아닌 타인에 대해 나의 잣대가 아닌 그의 잣대를, 그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다름에 대한 긍정’이 아닐까.
정유지 <섬유조형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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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다름에 대한 긍정](https://www.yeongnam.com/mnt/file/201111/20111114.01024075856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