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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전 대통령 내란 1심 판결,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6-02-20 06:00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동 및 내란 혐의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은 작금의 한국 사회와 정치에 던지는 울림이 크다. 이 사건 재판은 형사법을 넘어 정치적·사회적 해석이 가미된 복합성이 있다. 상급심이 남았지만, 내란죄 범죄 구성 및 양형 이유에서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가 펼친 논거는 지루하게 지속돼온 소모적 논쟁의 상당 부분을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먼저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에서 군대를 국회로 보낸 자체를 위험천만한 국헌문란으로 규정했다. 사건의 핵심이라고 했다. 물론 재판부는 한국 입법부 구성의 현실적 한계도 언급했다. 중간 투표, 상·하원의 구성 등 다른 나라에 있는 장치의 부재이다. 그런 입법부의 과도한 행동에 대통령이 강압적 무력을 동원할 유혹을 느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군을 보내 국회의 권능을 침탈하는 것은 내란죄 구성의 하나인 폭동에 해당된다는 것. 민주주의의 전당을 함부로 침탈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다. 이는 동시에 현재의 입법부 주류를 구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의원들에게 국회의 존재와 그 책무가 막중하다는 점을 일깨우는 것이기도 하다. 사법부가 인정한 그 존엄성을 정치인들이 최선을 다해 지켜나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여야 한다.


한국사회가 감내할 전방위적 피해를 적시한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한 칭송받는 대한민국이 비상계엄 내란으로 국격이 훼손됐다. 특히 수많은 사람에 대한 수사와 정치적 갈등을 유발해, 그 사회적 비용은 재판부가 보기에도 산정하기 어려운 어마어마한 피해라고 했다. 군과 경찰이 사회적 비난을 받게 되고, 정치적 중립의 신뢰를 훼손한 오점도 적시했다. 무난하게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을 수도 있는 군인과 경찰이 처벌을 받고 가족이 고통에 휩싸이는 현실도 사회적 아픔으로 상기했다.


가장 논쟁이 된 '현직 대통령이 내란을 일으킬 수 있느냐'는 원론적 반문에도 재판부는 확실한 선을 그었다. 영국 왕의 의회 침탈과 반역죄 처벌의 역사적 사례에서부터 근대 국가의 사건들을 소환했다. 대통령도 헌정문란을 목적으로 한 무력 동원의 실력행사는 반국가적 행위로 당연히 처벌된다는 논거다.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고 반문했다. 법률적 논리를 넘어 규범적 판단을 가미한 이번 판결을 존중한다면, 더 이상의 논쟁은 최소화해야 한다. 국가의 정상적 작동을 가능케 하는 헌법적 규범과 장치는 어느 누구도 침범할 수 없다는 명제를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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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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