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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기 힘들고, 지키긴 더 힘들다…‘음쓰통’에 갇힌 대구시민들

2026-02-20 16:12

음식물쓰레기 전용용기 살 곳 없어 헤매고, 관리는 ‘시민 자율’
주택 밀집지 RFID 도입 목소리…“주민 관리 인력 연계해야”

최근 대구 동구로 이사한 직장인 이모(29)씨는 음식물쓰레기 전용용기를 새로 구매하기 위해 동네 마트 10여 곳을 헤맸다. 구청 홈페이지에 안내된 판매처를 일일이 찾아갔지만, 실제 재고가 남은 곳은 거의 없었다. 발품 끝에 용기를 구매한 이씨는 "이게 이렇게나 고생해서 구할 일인가 싶어 짜증이 치밀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어렵게 구한 전용용기가 집 밖으로 나가는 순간에도 이어진다. 수성구 주민 장모(42)씨는 수거일에 맞춰 내놓은 전용용기에 누군가 음식물쓰레기를 무단으로 가득 채워둔 것을 보고 경악했다. 다음날 장씨는 누군가 용기 안에 음식물쓰레기를 잔뜩 버려둔 걸 발견하곤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주위에 이런 경험을 이야기했더니 용기를 훔쳐가거나 파손하는 일도 빈번하다며 한마디씩 보탰다.


20일 대구 수성구 한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서 골목에 내놓은 음식물쓰레기 전용 용기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최시웅기자

20일 대구 수성구 한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서 골목에 내놓은 음식물쓰레기 전용 용기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최시웅기자

청결한 거리와 사회적 비용 감축을 위해 도입한 음식물쓰레기 전용용기 제도가 도리어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에 거주하는 시민에게 구매부터 관리까지 '이중고'를 떠넘기고 있다. 이들 지역에도 RFID(무선인식 종량제 방식) 종량기기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남일보 취재 결과, 이러한 불편의 핵심은 극심한 수급 불균형에 있었다. 대구 내 구청별 판매소 현황을 보면, 달서구(총면적 62.34㎢)의 판매소는 109곳(5ℓ 용기 기준)에 달하는 반면, 면적이 3배가량 넓은 동구(182.15㎢)는 고작 48곳에 불과했다.


어렵게 구한 용기를 관리하는 책임까지 오롯이 개인의 몫이라는 점은 시민들의 불편과 반발을 키운다. 비용 때문에 용기가 가득 찰 때까지 기다리느라 악취에 시달리고, 이를 피하려 종량제봉투에 몰래 투기하는 일도 있다. 용기를 세척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르는 데다가 용기가 사라지면 다시 '구매 대란'을 겪어야 한다.


전국 단독주택·다가구주택 밀집지역 기준 음식물쓰레기 배출 방식 분류. Gemini 생성 이미지

전국 단독주택·다가구주택 밀집지역 기준 음식물쓰레기 배출 방식 분류. Gemini 생성 이미지

음식물쓰레기 수거 및 처리는 기초단체 고유 업무다. 그 방식은 각 구·군 조례 안에서 결정된다. 현재 대구 9개 구·군(군위군 일부 지역 제외)은 모두 전용용기 방식을 택하고 있다. 비닐봉투는 길고양이로 인한 훼손, 일회용품 사용에 따른 환경 문제 등이 발생하므로, 전용용기 방식이 적당하다는 입장이다.


판매처 부족의 근본 원인은 '공간 대비 낮은 수익성'에 있었다. 전용용기에 부착하는 처리수수료 납부필증은 부피가 작고 판매액의 9% 내외 수익이 보장된다. 하지만 전용용기는 크고 보관이 까다로운데다 회전율이 낮아 소매점주들이 취급을 꺼린다.


한 구청 관계자는 "도난 사례는 (민원 등) 접수된 적 없다. 지저분한 용기를 왜 가져가겠느냐. 음식물쓰레기 수거 시 작업자로 인해 발생하는 파손은 구청 차원에서 배상하고 있다"면서 "판매처는 개별 사업장 신청에 따라 허가를 내주고 있다. 사업장 사정에 따른 선택이기 때문에 관에서 개입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023년 기준 전국 RFID 음식물 종량기 설치 비중. 한국환경공단 제공

2023년 기준 전국 RFID 음식물 종량기 설치 비중. 한국환경공단 제공

현장 전문가들은 거점형 RFID 기기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 제주 등 타 지자체는 이미 단독주택 지역에도 거점형 RFID를 설치해 배출 편의와 도시 미관을 개선하고 있다. 대구엔 5천752대(2023년 말 기준)의 RFID 기기가 보급돼 있으나, 대부분 아파트 단지에 쏠려 있다.


김은영 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과거 대구에서도 거점형 RFID 기기 설치를 시도했으나, 관리 문제로 포기했다. 타 지자체 사례를 참고했을 때, 지역주민을 거점 관리 인력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가장 성공적이다. 시민의식이나 의지에 온전히 맡기기보다는 일자리사업 등과 연계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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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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