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주변의 환경도 모두 변한다. 아이는 커서 상급학교 진학도 하고 부모님은 연세가 들어 기력이 쇠하였음을 느끼게 된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주위에서 유독 상(喪)을 많이 당하게 되고 상가에 들르는 일이 빈번해진다.
며칠 전 친구의 모친상이 있어 잠시 상가에 들른 적이 있다. 모인 친구들의 이러저러한 얘기 중에 먼저 돌아가신 부모님을 가진 친구들이 화장 절차나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얘기하는데 남의 일 같지 않은 생각에 착잡했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올해 부모님이 이사를 해 우리 집 근처로 옮기면서, 저녁에 걸어서 부모님댁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밥도 먹고 TV도 같이 보다가 오곤 했다. 한 번씩 토요일에는 아이 중 한 명을 용돈 준다고 꼬드겨서 부모님 집에서 하룻밤을 자게 하곤 했다. 곤히 자고 있는 놈을 안아서 일부러 부모님 품에 안겨드리기도 했고….
최근에 바쁘다는 핑계로 한참을 못가서 어떠신지 궁금했다. 무엇보다도 손자를 좋아하고, 손자를 보면서 웃는 모습을 보지 못해 그날 상가에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자라나는 시간도 빨리 지나가지만 부모님도 기다려주는 시간이 그만큼 빨리 가고 있음을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간 걸 돌이켜보면, 일은 많았는데 시간은 쏜살처럼 달아나버린 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40대는 가장 많은 일을 하고 가장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한다. 그런데 그 시절 동안 부모님에게 소홀히 하면 그 소홀함만큼 후회나 슬픔도 클 것 같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이 그렇겠지만, 누구보다도 자신보다 자식을 더 생각하는 부모님이다. 지금도 자식이 잘되고 승승장구하기를 기도하는 부모님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많은 것을 찾아야 할 텐데, 여유를 가질 것 다 가지고 이것저것 다 따지면 기다려주지 않으실 것 같다.
오늘도 부모님은 가슴으로 자식을 기다리며 마음 졸이지 않으실까. 바쁜 자식들에게 말로는 못하셔도 속으로 기다리지는 않을까.
곽종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운영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