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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인성교육

2012-01-04

아이들에게 국악을 가르친지 어느덧 14년이 흘렀다. 이들 중에는 끝까지 국악을 하겠다며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으로 택한 아이도 있고, 취미로만 하겠다며 다른 대학이나 직장을 찾아간 이들도 있다. 아직도 그 아이들의 모습은 내 기억 속에 또렷이 남아있다. 이들은 물론 부모님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은 보면서 가끔 며느리를 보려면 그 집 친정엄마를 보고 사위를 보려면 그의 아버지를 보라는 옛말이 얼마나 맞는지를 실감하곤 한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영향은 인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이들은 나에게 소리를 배우러 오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소리 외에 다른 것을 요구한다. 선배에게 존칭어 쓰기, 후배에게 불필요한 것 지적하지 않기, 서로 존중하기, 아무리 바빠도 물이나 차 한잔 권하기 등이 대표적이다. 소리를 배우러 왔다가 이런 생각지도 않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때론 부모님들의 항의도 받는다. “다 아는 사이인데 왜 존칭어를 쓰느냐” “바쁜 아이라서 우리 집에서는 물 심부름도 안 시킨다” 등이 주된 항의내용이다. 그러면 이렇게 부모님에게 말한다. “그렇게 바쁜데 소리는 무엇하려고 배웁니까. 바쁜일 다 하거든 보내세요.” 이 말을 듣고 소리 배우기를 관두는 학생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아쉬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몇년 전이다. 날씨가 추운 어느날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서며 춥다고 말하는 나에게, 먼저 와서 연습하고 있던 초등학교 4학년인 어린 제자가 “선생님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니까 감기들면 안돼요. 따뜻한 물 많이 드세요”라며 물 한잔을 쟁반 위에 받쳐 가져다준 일이 있다. 그리고 언제나 연습실에 먼저 오고, 집으로 갈 때도 이것저것 정리하고 돌아가는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 궁금했다. 그 후에 그의 어머니를 보니 아이의 고운 품성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알 듯했다.

요즘 자녀를 하나나 둘만 키우다보니 더 귀하게 여겨 곱게 키우는 것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아이를 진정 사랑한다면 무조건 아이를 귀하게 키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부모에게 귀한 자식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귀한 사람으로 대접받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봐야 할 것 같다.

지미희 <대구국악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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