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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기억여행⑴

2012-01-05

내가 콘스탄츠를 방문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1년 12월이었다. 당시 아내가 카를스루에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몸에 이상이 생겨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서둘러 학기와 성적을 마무리한 뒤 독일로 날아갔다.

그때 받은 독일 병원에 대한 인상은, 항상 지저분하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한국의 병원에 익숙해 있던 나로서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병원의 바닥은 얼굴이 비칠 정도로 깨끗했고 모든 진료는 예약제로 되어 있고 면회 시간이 따로 있어서 병원은 조용하고 한산했다. 환자에 대한 배려도 대단했다.

식사 메뉴를 환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다지 크지 않은 병원인데도 환자의 안정을 위해 정원이 마련되어 있었으며, 응급 환자를 위한 헬리콥터 장도 구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내가 감탄한 것은 그러한 외적 조건만은 아니다.

아내의 주치의는 내가 불어불문학을 전공한다는 사실을 알고, 잘하지도 못하는 불어로, 아내의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독·불 사전을 꺼내 펼쳐보이며, 아내의 병이 무엇인지 열심히 알려주었다. 그 성의와 열정은, 자고로 의사는 환자에게 이런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는 것 같았다.

그와 비슷한 경험은 파리에서도 한 적이 있다. 1차 진료 기관에서 내 피부병을 고치지 못하자, 2회분의 치료비를 돌려주면서 3차 진료 기관에서 완치되거든 그 치료 방법을 와서 일러달라는 것이었다. 가히 경탄을 금치 못할 치료 의지와 탐구 자세였다.

독일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러나 이 기억 여행의 목적지는 카를스루에가 아니다. 카를스루에로부터 200여㎞ 남쪽으로 가야 만날 수 있는 독일 남부의 휴양 도시 콘스탄츠다. 그 곳에는 나의 대학 동기 부부가 콘스탄츠 대학에 유학 와 있었다.

내가 이 칼럼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그들과의 오래된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다. 그 약속은 언젠가 그들의 이야기를 한국의 독자에게 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더 늦기 전에,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이 지면을 통해 옮기려고 한다.

임진수 <계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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