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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 아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소리를 배우고 싶어 연습실을 여러 번 찾아왔었단다. 몇해 전 한 기관에서 개최한 충효교육 프로그램에서 민요수업을 받았던 아이란다. 그때 초등학교 6학년이었고, 지금은 중학교 2학년이라며 연습실을 여러 번 찾아왔으나 선생님을 만날 수 없어서 전화를 했다고 수줍은듯 말했다.
전화를 끊고 곰곰이 생각한 끝에 아이를 기억 속에서 찾아냈다. 70명 넘게 수업을 하다보니 모두를 집중시키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묘책으로 떠드는 학생은 교단에 올라가 수업중에 배운 민요를 부르기로 벌칙을 정했다. 그래도 떠들고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는 여전했다. 소리를 배우고 싶어 찾아온 그 아이는 그중 한 명이었다.
그 후 아이는 어머니와 함께 나를 찾아왔다. 대부분 부모님이 관심이 있어서 아이를 데리고 오는데, 아이가 배우고 싶다며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가 수업받을 때 민요를 잘 부른다는 칭찬을 여러 번 들었으니, 본격적으로 소리를 배우면 잘할 수 있다고 하도 졸라서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했다. 그랬다. 산만하던 아이를 집중시키려 벌칙으로 소리를 시켜보니 음감도 좋고 성량도 풍부해 가끔 단상으로 불러내 소리를 시켰고, 아이의 집중력이 좋아지면 칭찬 또한 아끼지 않았던 것 같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칭찬 한 마디가 사람의 인생도 바꿔놓을 수 있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그다지 칭찬을 받고 자란 세대가 아니라서 무조건 칭찬하지는 못한다. 무조건적인 칭찬보다는 어떻게 하였으며, 타인에게 어떠한 도움을 주었는가를 인식시키면서 넘치지 않게 칭찬하려고 한다. 어떨 때는 칭찬에 인색하다는 생각도 자주 든다.
나 또한 영남일보로부터 칼럼 한 번 써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글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란 생각에 두려움이 있었지만, 문득 어릴때 어머니가 소리를 잘 한다고 해 소리를 시작했던 생각이 났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학창시절 선생님이 글을 잘 쓴다고 칭찬해주고, 환경정리를 할 때 내 글을 자주 걸어놨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기억 덕분에 두려움을 없애고, 흔쾌히 영남일보에 글을 쓰는 용기가 생겨났다.
살아가면서 인색하지 않아도 될 것에 인색한 경우가 종종 있다. 칭찬 역시 그런 듯하다. 오늘은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보면 어떨까. 상대방도 즐겁고, 나 자신도 즐거워지지 않을까.
지미희 <대구국악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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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칭찬](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02/20120215.01020075158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