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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대만 아주머니의 친절

2012-02-24
[문화산책] 대만 아주머니의 친절

얼마 전 대만에 다녀왔다. 지난 기억을 더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대만은 남편이나 나에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대만에 대한 기억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 부부는 대만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부푼 가슴을 안고 우아한 여행을 기대했던 환상은 도착과 함께 사라졌다. 숙소로 유스호스텔을 전전했고, 길거리 음식으로 배를 채우기가 일쑤였다.

당시 공부를 하던 남편은 타이베이에 있는 대형서점에 가서 필요한 책이 있으면 앞뒤 생각도 없이 구입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궁색한 형편에도, 차와 도자기에 관심이 많았기에 보기 좋은 자사호가 눈에 들어오면 바로 구입했다.

이런 생활이 여러 날 지나면서 남편의 호주머니는 점점 가벼워졌다. 하루는 카오슝에 있는 불광사에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하지만 직행이 있는지, 몇 번 버스를 타야 하는지 여행정보가 자세하지 않아 막막하기 그지없었다.

마침 버스를 기다리던 젊은 아주머니 한 분이 있기에 남편이 불광사에 가기 위한 방법을 물어보니 자신도 불광사에 가니까 같이 가면 된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린 아주머니와 같이 버스에 올랐고, 밤이 늦어서야 불광사에 도착했다. 숙소가 고민스러웠던 우리에게 아주머니는 절에서 운영하는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여행 내내 그렇게 좋은 숙박시설에서 밤을 보내기는 처음이었다.

아침 일찍 호텔의 비구니 스님을 따라 식당에서 최고의 식사대접을 받고 나니, 아주머니가 절 구경을 시켜준다고 자처하는 것이었다. 사찰 경내뿐 아니라, 인근에 있는 호수에 가서 오리배도 태워줬다. 낯선 이에게 신세를 톡톡히 지고 돌아서려는데, 아주머니는 정해진 일정이 없으면 타이중에 있는 자기 집에서 하룻밤 묵고 가라는 것이 아닌가. 현지인의 실생활을 접해보는 것은 여행객으로서는 최고의 바람이다. 아주머니와 사업가인 남편은 우리에게 이틀 동안 다양한 현지 경험을 시켜줬다. 고마움이 절로 생겨났다.

돌아와서 한두 차례 연락했지만, 그 분들의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진정한 호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러니 대만에 대한 이미지는 무조건 좋을 수밖에 없다. 대구에도 국제적인 행사가 날로 많아지는 요즘, 그 분들의 모습이 새삼 그리워진다.

서정임<대구차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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