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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지혜

2012-03-14

얼마 전 민간어린이집의 집단휴업이 있었다. 직장을 가진 엄마로서,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를 엄마·아빠들의 모습이 몹시 안쓰러웠다.

몇년 전의 일이다. 친정어머니가 막내동생의 아이들, 그러니까 어린 조카들과 놀아 주는 모습을 보고 “엄마, 어쩌면 그렇게 재미있게 놀아주세요” 라고 물었더니, 친정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여동생이 “언니, 언니 딸을 보살필 때는 지금의 100배는 더 잘 하셨다우”라고 했다.

어머니께서는 우리 딸아이가 태어나서 중학생이 될 때까지 보살펴주셨다. 속으로야 어떠셨을지 몰라도 딸아이가 당신의 행복이라면서 항상 반갑게 맞아주셨다. “젊은 시절 4남매를 키울 때는 정신없이 키웠던 것 같다”고 하시며 “손녀를 키우면서 그 때 못했던 것을 해보고 싶다”고도 하셨다.

주변 분들은 이제 편히 지낼 시기에 무슨 고생이냐고 하셨지만, 손녀를 보살피는 일은 진정 보람있고 행복한 일이라고 하셨다. 어머니에게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이유가 있었고, 건강해야 할 이유가 있었으며, 해야 할 일이 있기에 행복하다고 하셨다. 손녀를 사랑으로 보살피는 일은 행복한 보상이 주어지는 최고의 일이라고 하셨다.

지혜로운 할머니의 사랑과 정성으로 딸아이는 아주 잘 자랐다. 잘 웃고 잘 잔다. 노는 것도 좋아하지만,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 햄버거나 피자를 좋아하지만, 김치찌개나 두부도 좋아하고 시금치와 홍당무도 잘 먹는다. 할머니께서 얼마나 큰 사랑으로 자신을 보살폈는지 감사할 줄 알고, 외동딸이지만 이웃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잘 자랐다.

손녀를 보살피는 일은 분명 책임감이 요구되는 고되고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혜로운 어머니는 그 힘든 일에서 행복과 의미를 찾았으며, 당신의 딸로 하여금 헌신과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셨다.

우리는 행복을 좇아 지치도록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행복은 이미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지혜가 아닐까.
고선미 <대구교대 음악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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