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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정현종 시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중 일부)
올해 들어 가장 추웠던 날, 학교급식위원회가 급식 식재료 납품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학모님들과 함께 납품업체를 방문했다. 첫 날 간 곳은 육류 납품업체와 김치 납품업체 등 모두 아홉 곳이었다. 제일 먼저 고령에 있는 육류 납품업체를 돌아보았고, 그 곳에서부터 학교에 가까운 순서대로 방문업체를 정했다. 업체에서 학모님들과 함께 설명을 듣고, 가공실과 작업실을 돌아보는 동안 어떤 연대감 같은 것을 느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함께 마음을 모아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이랄까.
한 곳을 방문하고, 다음 장소로 가는 도중 차 안에서 나눈 대화는 서로를 가깝게 해 주었다. 참여한 학모님 모두 자녀교육에 열의가 대단한 분들이었다. 학교급식의 질과 영양을 염려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것이다. 그 때 마음을 모은다는 것, 그리고 서로 마음을 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
가끔씩 항의하기 위해 학교를 찾는 학부모님들이 있다. 중식이나 석식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나도 중식이나 석식의 품질과 맛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적이 꽤 있었다. 그런데 식재료 납품업체를 방문해 이런저런 사정을 알게 되니 막연한 의구심과 불만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아마 함께 방문했던 학모님들도 나와 비슷했을 것이다. 서로를 알면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이해할 수 있게 되면 함께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쉬워지는 것 같다.
어떤 사항에 대해 잘 알아보지도 않은 채 판단하지 말고, 또 어떤 대상을 피상적으로만 보지 말고, 정현종 시인의 시처럼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순간이, 모든 대상이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이므로.
김상윤<경덕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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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04/20120424.01022072630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