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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2012-05-22
[문화산책]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최근 ‘감정산업’ 또는 ‘감정노동자’란 말을 자주 접하게 된다. 감정노동자란 주로 고객을 접하는 서비스업계에서 육체 및 정신노동 말고도 자신의 느낌을 통제해야 하는 감정노동이 부가된 노동자를 가리킨다. 이 용어는 미국 버클리대 교수 앨리 러셀 혹실드가 여객기 승무원들의 웃음과 친절을 분석해 ‘감정노동자’란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했던 것에서 시작됐다.

현대 소비사회에서 언제부터인가 고객은 왕이 됐다. 고객이 왕인 문화에서 감정노동자들은 90도로 허리를 굽히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웃어야 한다고 교육받는다. 친절과 미소를 상품화시킨 현대 자본주의사회의 산물인 것이다. 하지만 ‘감정’이란 무엇인가. 어느 시인은 ‘이제 아파트도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푸르지오, 미소지움, 백년가약, 이 편한 세상…/ 집들은 감정을 결정하고 입주자를 부른다’(마경덕-집들의 감정)고 노래하지만, 사람의 감정만큼 마음대로 하기 어려운 것도 없다.

그래서인지 감정노동자들은 근무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다고 한다. 일부 고객의 폭언이나 무례한 행동에 상처를 받는 경우도 많다. 밝은 미소와 친절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그러한 특성 때문에 이른바 감정산업이 발달했겠지만, 감정노동자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감정노동이 소비자에게도 편한 것은 아니다. 미소와 친절이란 진심이 통하거나 자연스러울 때 마음에 와닿는 법이다. 기계적 친절과 피로해 보이는 억지 미소가 고객에게 즐거울 리 없다. 진심에서 우러나는 웃음이 아니라, 마음속에 우울함을 숨긴 채 겉으로만 웃는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은 감정노동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감정은 일방적이고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상호적이며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우리나라 사람은 미소와 친절이 부족하다고 한다. 하지만 옛 조상이 주고받았던 덕담을 생각해보면 이는 틀린 말이다. ‘조상들이 발명해 낸 플라세보 효과’라고까지 불리는 덕담처럼 미소와 친절 또한 그러하다. 타인의 친절에 진실한 미소를 되돌려 줄 수 있는 여유는 일상에서 누구에게나 필요한 덕목이다. 누구에게나 감정은 있다. 감정은 억압되기도 하고 분출되기도 하며 다칠 수도 있지만, 배려하고 다스릴 수도 있는 존재다. 우리의 서툴기만 한 감정 표현에도 예의와 배려가 필요하다.

조혜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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