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구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도시다. 해묵은 나무와 오래된 골목길, 건축물 등이 많아 근대문화의 보고라고 자부한다. 청라언덕도 그 중 한 곳이다.
청라언덕은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자랑하고 싶은 곳이다. 푸른 담쟁이가 가득한 좁고 긴 아흔개의 계단을 올라서면 언덕 위에 고색창연한 붉은 벽돌집이 나타난다. 담쟁이넝쿨이 벽을 타고 올라간 이 집은 선교사의 주택이었다. 마치 대구 속의 작은 유럽같은 느낌을 준다. 과연 대구의 몽마르트 언덕이라고 불릴 만한 아름다운 곳이다.
대구 출신으로 근대음악의 선구자였던 박태준 선생이 지은 ‘동무생각’비 앞에 서면 누구나 한 번쯤 학창시절 사랑했던 사람을 기다리던 애틋한 마음을 추억하게 된다. 바로 그 동무생각의 무대가 청라언덕이다.
얼마 전 서울민학회원들이 대구를 찾아왔다. 안내를 맡게 돼 청라언덕에도 들렀다. 청라언덕의 답사여정에서 민학회원들이 ‘동무생각’을 부르며 감상에 젖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청라언덕이 우리 지역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민학회원들이 보내준 답사후기를 보면 청라언덕이 얼마나 아름답고 의미있는 곳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답사후기의 내용은 다양하다. ‘대구에서 무슨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입니다. 청라언덕이 거기에 있고, 백합화가 그런 뜻이었는지 저는 몰랐습니다. 저는 청라언덕에 가본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습니다.’ ‘선교사 주택의 고색창연한 벽돌의 무게감과 색깔이 제겐 너무도 황홀했습니다. 대구가 품고 있는 인물이 정말 대단해 보였습니다. 대구와 대구의 문화를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이런 청라언덕에 100살이나 된 할머니 사과나무가 있다는 것도 너무 자랑스럽다. 한때 ‘대구’라면 ‘사과’를 떠올린 것도 이처럼 오래된 사과나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100살 된 사과나무 안내판을 보면 이런 나의 추측이 맞는 것도 같다. ‘여기에 뿌리 내린 이 사과나무는 1889년 동산의료원 개원 당시 미국에서 들어온 한국 최초 서양 사과나무의 자손목으로서 동산의료원 역사를 말할 뿐 아니라, 대구를 사과의 도시로 만든 의미있는 생명체이다.’
여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청라언덕을 오르면 담쟁이넝쿨이 한창이고, 사과나무의 녹음도 짙어지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청라언덕이 진정한 대구의 자랑이 되고, 문화가 꽃피는 몽마르트 언덕처럼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미란 <대구문인화협회 부회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산책] 대구의 몽마르트 언덕을 아시나요](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07/20120704.010200730170001i1.jpg)